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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엔비디아가 살린 증시, 파월의 잭슨홀 연설에 달렸다[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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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공개된 지금, 이제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쏠린다.

캔사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은 24~26일 열리고 파월 의장의 연설은 25일 오전 10시5분(한국시간 25일 오후 11시5분)에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9분 남짓의 짧은 연설에서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고 이는 긴축 캠페인이 곧 끝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꺾으며 서머 랠리에 조종을 울렸다.

지난해 9분 남짓의 연설은 파월 의장의 연설 중 가장 짧은 것이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간단 명료했기에 가능한 길이였다. 하지만 올해 메시지는 간단 명료하지 않을 수 있다. 경제 여건이 1년 전보다 복잡하고 미묘하고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인플레, 안심하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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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긴 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연준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근원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2월 최고치였던 5.4%에서 지난 6월 4.1%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연준이 목표로 삼고 있는 2%는 여전히 2배가량 웃돌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을 지금까지 낮춘 것보다 지금부터 2%로 낮추는 것은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헤드라인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연율 상승률도 올 하반기에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7월 연율 CPI 상승률은 3.2%로 지난 6월의 3.0%에 비해 반등했다.

올 상반기 연율 CPI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이 가속화됐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됐기 때문에 지속적인 내림세를 나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비교가 그리 유리하지 않다. 이는 앞으로 수개월간은 헤드라인 CPI의 연율 상승률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횡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생각보다 너무 강한 경제

경제는 연준이 금리를 22년만에 가장 높은 5.25~5.5%로 올렸음에도 예상했던 경기 침체에 빠지기는커녕 상상 이상으로 호조세다.

미국은 올 1분기에 2%의 견고한 성장률을 보인데 이어 2분기에는 2.4%로 성장률이 더 확대됐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믿기지 않는 수준인 5.8%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의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여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둔화 속도는 느려지고 경제는 호황을 누리니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중립금리가 화두가 된 이유

지난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후 미국의 장기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이런 배경에서 중립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트레이더들 사이에 퍼졌기 때문이다.

중립금리란 R*(R-스타)라고도 불리는데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경제가 성장할 때 균형을 이루는 실질금리를 말한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금리를 말한다.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일 때 통화정책은 긴축적이지도, 완화적이지도 않은 균형 상태가 된다.

지난 6월 FOMC 때 발표된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장기적인 연방기금 금리의 중간값은 2.5%로 예측됐다. 여기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뺀 0.5%가 연준이 생각하는 중립금리가 된다.


중립금리 0.5%에서 2%로 올랐나

지금 중립금리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배런스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립금리가 1.5% 또는 2.0%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중립금리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경제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기금 금리 5.25~5.5%에서도 경제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둔화되지 않는다면 경제를 균형 상태로 만드는 중립금리가 더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견고한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때 가계 저축이 늘어났고 가계와 기업 대출 상당 부분이 장기 저금리로 고정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채권 운용사 세이지 어드바이저리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토마스 우라노는 마켓워치에 "더 높은 R-스타 또는 중립금리에 대한 개념이 최근 시장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연준이 중립금리를 어디로 보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통해 중립금리가 좀더 명확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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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 올라가면 금리 인하 요원

중립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아졌다면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더 높여야 하고 첫 금리 인하 시기는 더 늦춰야 할 수도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톰 에세이는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중립금리가 올라갔다면 실질금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제한적이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은 연준이 기대하는 것만큼 경제나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결과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할 만큼 크지는 않지만 금리 인상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만큼 경제 성장에 역풍이 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8월 들어 이미 0.38%포인트 상승한 4.34%를 나타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 추정치가 올라간 것으로 판단된다는 뜻을 시사할 경우 국채수익률은 더 상승할 수 있고 이는 주식시장, 특히 성장주에는 역풍이 될 수 있다.


시장이 원하는 파월의 메시지

49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포트 피트 캐피탈그룹의 CIO인 댄 아이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내년의 첫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심을 품으며 파월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며 장기 국채를 매도했지만 아직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상하며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이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다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채권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증시에도 직격탄이 된다.

그는 채권과 주식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것은 파월 의장이 "데이터에 의존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그간 이뤄진 금리 인상의 누적적인 영향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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