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운용사 3곳 위법 적발
투자한 5개사는 2000억 횡령 적발
금융감독원이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사태 등을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라임 자산운용이 국회의원 등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에서도 위법행위들이 추가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24일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임자산운용에서는 대규모 환매 중단을 선언한 2019년 10월 직전, 같은 해 8~9월에 유력인사에게 환매를 해주기 위해 펀드 자금을 돌려막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혜성 환매를 받은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2억원), 농협중앙회(200억원)와 A상장사(50억원) 등이다.
김 의원은 “미래에셋증권에 저의 자산을 맡기고 수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보았을 뿐 특혜 환매를 한 바 없다”며 “미래에셋증권은 라임마티니4호 등에 투자한 모든 고객에게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권유했고, 저를 포함한 전 고객이 환매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2019년에 펀드가 하락하면서 15% 이상 하락하면 손절을 해야하는 내부 규정 때문에 그해 8월에 환매 신청을 했다”며 “9월에 환매 자금을 받았다. 특혜성 환매라는 부분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펀드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했다. 일부 투자자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줌으로써 다른 펀드 투자자에게 손실을 전가한 것이다.
이 외에도 라임 펀드가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투자한 5개 회사에서는 2000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가 적발됐다. 라임 펀드 투자처의 임직원들은 투자금을 필리핀 소재 리조트를 인수하는 데 쓰거나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 캄보디아 개발 사업이라는 허위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실제 계약 내용과의 차액을 편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옵티머스펀드 조사에서는 공공기관인 전파진흥원 B씨의 금품 수수 혐의가 드러났다. B씨는 전체 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하면서 1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C씨의 자녀는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로부터 급여를 수령했다. 이 외에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자된 특수목적법인(SPC)의 수십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 옵티머스 전 임원들의 펀드 운용 비리 등도 새롭게 드러났다.
공공기관 직원, 옵티머스에 기금 맡기고 금품수수
디스커버리, 펀드 자금 돌려막고 거짓 투자제안서
디스커버리 펀드에서도 임직원들의 비위행위와 더불어 펀드 돌려막기가 적발됐다.
디스커버리는 펀드 자금을 해외 SPC에 투자하고, SPC가 미국 대출채권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용해왔다. 2019년 2월 해외 SPC①의 자금 부족으로 만기가 도래한 3개 펀드의 상환이 어렵게 되자, SPC②가 SPC①의 후순위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해 3개 펀드를 상환했다.
이후 SPC②는 후순위채권의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서 추가로 확인된 펀드 돌려막기의 경우 향후 판매사와 피해자 간의 분쟁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SPC②의 신규 펀드가 다른 펀드 돌려막기를 위해 거짓으로 기재한 투자 제안서로 펀드 자금을 모집했다”며 “판매사가 같은 제안서를 이용해 판매했다면 불완전판매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해서는 “분쟁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운용사의 위법행위 등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며 “기업은행 등 판매 금융사에 대한 검사, 민원인의 펀드 가입 당시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조사 등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분쟁조정을 통해 3개 펀드(라임 무역금융 2018년 11월 이후 판매분, 옵티머스 헤리티지 펀드)에 대해서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펀드(라임 국내, 라임 CI, 디스커버리, 헬스케어 펀드)에 대해서는 판매사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손해액 40~80% 수준의 손해배상이 결정됐다.
박채영·유희곤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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