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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윤 대통령 ‘마이웨이’ 박수는 치지만…“중도층 어쩌나” 국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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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인천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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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극단적인 이념 편향을 드러내고 비판 여론에 적대감을 노골화하면서 국민의힘 안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다시 ‘선택’받을 일이 없는 윤 대통령과 달리, 내년 4월 총선이라는 시험대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계획 등을 둘러싼 논란이 번지는 게 곤란한 처지다.

국민의힘은 표면적으론 ‘당정일체’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이틀 일정의 연찬회를 마무리하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을 추진하고, 국정과제 입법을 통해 100년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선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내놨다. 결의문엔 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비판이 “선동정치”라며 “가짜뉴스, 괴담 등 선동정치에는 강력대응하되 경쟁을 지양하고 민생을 우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날 낮 김기현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은 인천의 한 횟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안전하고 과학적인 오염수 방류’라는 정부 태도를 감싸기도 했다. 김 대표는 “늘 먹는 생선회, 해산물을 먹는데 그게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틀렸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망가뜨리고, 먹거리 문제를 터무니없는 괴담으로 덮어씌우는 세력이 우리 사회를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끌어당기고 있다”며 야당을 비난했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론,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의제가 쏟아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날 윤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해 오염수 방류 비판하는 이들을 겨냥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영남의 한 의원은 “국민들 앞에선 아무 설명도 없다가 연찬회에 와서 그런 얘기를 하면 중도층이 좋게 보겠느냐”고 말했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 문제도 (일방적으로 일본에 유리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니) 내년 4월 총선 뒤에 했으면 좋았을 텐데, 윤 대통령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왜 총선 뒤로 돌리냐’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정치를 길게 안 해봐서 그런 걸 잘 모른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역사 전쟁을 시작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육군사관학교 등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계획을 두고도 고심이 깊다. 충청권의 의원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흉상 이전을) 밀어붙이면 어떻게 하냐. 이러다가 (보수 분열로) 선거에 진다”고 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흉상 철거 계획을 비판하는 등 보수 진영 안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탓에 지지층 분열로 이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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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앞줄 가운데)이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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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으로선 윤 대통령이나 정부에서 시작된 논란의 배경을 알 수 없는데다 윤 대통령과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호소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이 한번씩 ‘자유’같은 뜬금없는 말을 하는데, 그런 말을 왜 하는지 설명해줘야 우리도 어디 가서 방어를 할 거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은 자기가 옳다고 믿으면 밀고 나갈 뿐 주변 얘기를 안 듣는 스타일”이라며 “누구 하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연찬회 자유토론에서 안철수 의원은 “정부가 급격히 우클릭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중도층은 민생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정부가 최근 이념 공세에 집중하는 것에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의 위기는 여러 가지 실체가 있다.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의 연석회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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