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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외국인 16조원 팔아치운 中증시…韓개미도 등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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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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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각종 경기·증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국 주식 투자자들도 올해 들어 1450억원어치의 중화권 주식을 순매도해 7년 만에 처음으로 매도 금액이 매수 금액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거시경제 지표의 회복으로 확인될 때까지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중화권(상하이·선전·홍콩) 주식을 총 1억1006만달러(약 145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강퉁' 시작 이후 예탁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이래 처음으로 기록한 순매도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주식 규모는 30억8358만달러다. 미국(660억달러), 일본(34억달러)에 비해서는 적지만 자산을 배분하는 주요 투자처 중 하나이며 이머징마켓을 대표하는 증시라는 점에서 중요도가 낮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전 세계 투자자들과 유사하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상하이·선전 지역에서만 120억달러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월 단위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중국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올해 중화권 증시 수익률은 이머징 국가는 물론, 선진국에 비해서도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 수익률은 0.11%, 선전종합지수는 -6.29%, 항셍지수는 -8%를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8%, 35%, 유로스톡스는 11%, 닛케이225지수는 27%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선진국 증시에 크게 못 미쳤다.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는 한국이나 인도와 비교해도 좋지 못하다.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코스피는 15%, 코스닥지수는 34%, 인도 센섹스지수는 6% 가까이 상승했다.

빅테크 비중이 높아 부동산 경기와 크게 연관이 없을 것으로 보였던 홍콩 증시에서도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로 빅테크·금융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지만 부동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금융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 또 중국 전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심리가 반영되면서 특히 외국인 거래 비중이 크고 상·하한 제한폭이 없는 홍콩 증시가 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내놓은 증시 부양책도 아직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말 주식 거래 인지세를 기존 0.1%에서 0.05%로 인하하는 등 부양책을 실시했지만 조치 직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조치가 발표된) 지난달 2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정책 기대감으로 전일 종가 대비 5%대 오르면서 개장했으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1.1%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부동산·증시 부양책이 실제 중국 경기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지표가 나온 뒤에 중국 증시에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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