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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연재] 세계일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왜 타이어는 검은색일까?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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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와 버스 등 일상생활에서 날마다 타는 자동차! 그런데 혹시 궁금하지 않았나요? 왜 타이어는 모두 검은색일까요?

자동차 외관은 다양한 색으로 나오는데, 타이어는 모두 검정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타이어는 기본적으로 고무 재질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고무가 검은색일까요? 아니면 지저분한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때가 타지 말라고 검은색으로 한 것일까요?

타이어 제조과정으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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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고무에 대해 설명하기 이전에 우선 천연고무와 합성고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배웠던 고무는 나무로부터 채취되는 형태였던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나무는 헤비아 브라질리 엔지스 나무인데요. 나무의 진피에 비스듬히 상처를 내 고무액을 얻는 방식으로 천연고무가 얻어집니다. 맨 처음 얻어지는 고무액은 라텍스라 불립니다. 30∼40%의 고무분을 함유하고 있고, 천연고무는 이에 처리를 가하여 건조한 것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천연고무의 주성분은 폴리이소프렌(cis-1,4-polyisoprene), 즉 이소프렌 고무입니다.

그렇다면 천연고무만 가지고 타이어를 제조할까요? 물론 아닙니다. 단독으로 타이어 제조에 이용하기에 천연고무는 가격이 비싸고 농산물인 만큼 공급이 불안정합니다. 또 균열과 내마모성 약점 등 탓에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천연고무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 바로 합성고무입니다.

타이어 제조에 쓰이는 합성고무로는 천연고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물성을 가진 고무가 활용됩니다.

현재 주로 이용되고 있는 합성고무로는 크게 SBR(Styrene butadiene copolymer rubber)와 BR(Butyl rubber)가 존재하는데요.

SBR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합성고무입니다. 천연고무보다 내마모성이 좋고 내열성이 좋은 특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많이 쓰는 BR는 부타디엔 고무로 역시 내마모성이 좋습니다.

다만 이러한 합성고무도 단독으로 이용되지 않고 천연고무나 SBR 혹은 SBR·BR를 혼합합니다.

◆타이어는 왜 검은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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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고무는 검은색은 아닙니다. 도대체 왜 타이어는 검은색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원하는 특성을 갖도록 혼합된 고무에 카본 블랙을 혼합하였기 때문입니다. 카본 블랙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을음인데요. 인쇄용 잉크에도 활용되는 이 카본 블랙은 고무에 혼합하면 기계적인 강도를 강하게 합니다. 따라서 타이어에는 그 강도를 높이기 위해 카본 블랙이 포함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검은색을 띠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이어에 카본 블랙을 섞는 과정은 제조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물처럼 흐르는 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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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황 처리 이전과 이후 비교


나무에서 고무를 채취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잠시라도 살펴보았다면 물처럼 흐르는 고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무는 따로 처리하기 전에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잡아당기거나 압축하더라도 곧바로 본연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천연고무를 살펴보면 이소프렌 고분자들의 사슬들은 이어폰과 같이 유연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음악을 듣기 위해 뭉쳐져 있는 긴 이어폰의 한쪽 끝을 잡고 집어 든다면 뭉쳐있던 원래 형태를 잃어버리고 펼쳐지면서 새로운 배열이 되듯, 천연고무도 마찬가지로 고분자 사슬이 주위의 압력이나 장력을 받았을 때 그 배열 형태가 바뀌는 탓에 원하는 만큼 탄성이 좋지도 않고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서도 탄성이 나빠집니다. 이런 고무를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쫀득쫀득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황 처리라는 공정이 필요합니다.

1839년에 찰스 굿이어라는 미국 발명가는 천연고무에 황을 넣어 섭씨 150도로 열처리를 하면 탄성이 좋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이는 뭉쳐있는 이어폰의 부분 부분이 꼬여있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뭉쳐있는 이어폰 줄이 꼬여있다면 집어 들어도 그 모습대로 들어 올려지듯, 고무에 황 처리를 하면 고분자 사슬의 탄성과 안정성이 강화됩니다. 이소프렌 고분자 사슬의 중간중간에 접착제의 역할을 하는 황이 들어가게 되어 주위에서 압력을 받아도 사슬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과정에서 산소나 오존에 의해 이소프렌 고분자 사슬이 분해되지 않도록 산화 방지제(antioxidant)를 첨가하여 주기도 합니다.

◆타이어 제조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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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제조과정. 출처=http://blog.performanceplust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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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정련 공정인데요. 이 공정은 믹서를 활용해 우리가 원하는 특성을 가진 천연고무 및 합성고무, 카본 블랙과 같은 보강재 그리고 산화 방지제와 같은 화학약품을 혼합하여 배합 고무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두번째 과정에선 배합 고무를 사용해 타이어 규격에 따라 고무를 일정한 폭과 두께로 자르고 트레드(tread·자동차 바퀴가 바닥에 닿는 면)와 사이드월(sidewall·트레드와 테두리 사이의 부분)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일정한 규격으로 잘린 고무를 강하게 하기 위해 섬유나 스틸 재료가 들어가는 압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타이어를 림(rim·테두리)에 고정하는 부분인 비드(bead)를 형성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반제품인 트레드와 사이드월, 비드 등은 순서대로 조립되어 타이어가 되는데, 이 제조과정이 세번째인 성형 공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타이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로 완성되지만 정작 쓰기에는 너무 유연할 뿐만 아니라 탄성이 덜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더 해주어야 실제로 판매되는 타이어가 될까요? 우리가 앞서 살펴봤던 가황 과정이 이어집니다. 말랑말랑만 타이어를 틀에 넣고 압력과 열을 가하면 유황과 여러 화학약품이 고무와 반응을 일으켜 더 탄성 있고 튼튼한 고무로 변합니다. 타이어 제조에서는 이 과정을 가류 공정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과정에서 트레드에 타이어마다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홈이 새겨집니다.

오늘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타이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타이어에도 우리가 몰랐던 여러 화학 지식과 물질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화학은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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