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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G7중 나홀로 역성장… “닮은꼴 韓에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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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獨, ‘유럽의 병자’ 전락 위기”

제조업 의존 크고 노동인구 고령화

獨, 올해 연간 성장률 ―0.3% 전망

전문가 “韓, 中외 수출시장 키워야”

동아일보

독일 수도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앞 텅빈 거리에 신호등이 켜져 있다. ‘유럽의 성장 엔진’으로 불렸던 독일 경제는 올해 성장률이 -0.3% 뒷걸음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베를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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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유럽의 성장 엔진’으로 군림하던 독일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 위기에 처하면서 ‘유럽의 병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출 제조업에 치우친 산업 구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국 경기 침체 같은 외부 악재, 노동 인구의 고령화 등의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독일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유사한 면이 있어 독일을 반면교사 삼아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은 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독일 경제 부진 배경과 시사점’에서 “올해 독일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 상황이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워 ‘유럽의 병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지난해 4분기(10∼12월·―0.4%)에 이어 올 1분기(1∼3월)에도 경제 성장률이 ―0.1%에 머물며 ‘기술적 경기 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 2분기(4∼6월)에도 독일은 0% 성장으로 경제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1.8%), 일본(1.4%), 프랑스(0.8%)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독일의 올해 연간 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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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유럽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했던 독일은 기존의 강점이 오히려 성장의 족쇄가 된 양상이다. 수출과 제조업 의존도가 높아 정보기술(IT) 등 첨단 산업 경쟁력을 충분히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등에 따르면 독일은 2021년 기준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서는 1위인 반면 디지털 산업 경쟁력은 세계 19위에 머물렀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세계 4위지만, 투자 대부분은 자동차, 전자기계 등 기존 산업에 집중돼 있다.

중국 경제의 위축도 무역의존도가 높은 독일에 막대한 충격을 미쳤다. 중국은 7년 연속 독일과 교역 비중이 가장 큰 국가다. 지난해 독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전체의 6.8%로 4위를, 수입은 12.8%로 가장 많았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의 기계장비 및 고급 소비재 수요 급증으로 독일 제조업이 크게 붐을 이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제조업 경기가 차갑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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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과 저숙련 이민자 위주의 노동인구 또한 독일의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졌다. 55∼64세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2000년 43%에서 2018년 73%로 뛰었고, 은퇴 연령에 도달한 독일인 수는 올해 1600만 명에서 2030년대 중반 최소 20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고령자들이 계속 산업 현장을 이탈하면서 독일 정부는 2035년이 되면 노동력 부족 규모가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의 위기 상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경고한다. 한국 역시 제조업과 중국 의존도가 높고, 인구 고령화로 노동 생산성은 둔화되고 있어서다. 또 내수 시장이 협소해 대외 경제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각종 규제 등으로 고부가 서비스업 발전은 요원한 상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독일도 결국 중국 경기가 안 좋아지니까 제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지 못한 것”이라며 “중국이 서서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 중국 이외의 수출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불가피한 선택에 놓였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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