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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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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순이익 늘었는데 배당 못하는 보험사…정부, 법개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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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도입 첫해, 부채 시가평가하면 보험사 배당가능이익 수조씩 감소.. 정부, 상법 시행령 예외조항 검토

머니투데이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첫 해인 올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바뀐 회계기준 때문에 배당을 하지 못하는 '배당 쇼크' 위험에 몰렸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 회계기준대로 하면 금리인상기에 배당가능이익이 전년 대비 수조원씩 감소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험사의 '배당 쇼크'를 막기 위해 연내 관련법 개정에 착수했다.

5일 정부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법무부에 보험사 배당가능이익 산출 기준과 관련해 상법 시행령에 예외 조항을 인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배당 기준을 규율하는 상법은 법무부 소관이다. 법무부는 금융위와 보험업계 의견을 참고해 세부적인 개정 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법상 기업의 배당 재원이 되는 '배당가능이익'은 산식이 정해져 있다. 순자산(자산-부채)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을 차감한다. 보험부채를 원가평가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험사들은 보유 채권을 매도가능채권 혹은 만기보유채권으로 재분류하는 식으로 미실현이익의 크기를 조정해서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IFRS17가 첫 도입되는 올해부터는 무조건 모든 부채를 시가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 상황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을 임의로 조정할 수가 없다. 특히 올해와 같이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평가손실 때문에 보험사의 순자산은 크게 줄어드는 반면 부채 시가평가로 인해서 미실현이익은 증가해 결과적으로 보험사 배당가능이익이 대폭 감소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별로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기준 배당가능이익이 약 10조원이었지만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1조원 수준으로 대폭 쪼그라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6조원 수준에서 올해는 1000억~2000억원 가량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배당재원이 아예 사라져 대형 상장사가 3년 연속 배당을 못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배당가능이익을 산출할 때 미실현이익을 미실현손실과 상계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선례가 없지 않다. 상법 시행령 19조에서는 거래위험 회피를 위해 헷지를 하는 파생결합증권이나 파생상품 거래는 이익과 손실의 상계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보험사도 보험료를 받아 장기적으로 금리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파생거래처럼 예외를 허용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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