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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이재명 단식 13일째… ‘정치인 단식’ 최장 기록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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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잇단 만류에도 단식 지속 의지

與 “수사 방해용 단식 중단하라” 요구

7일 버틴 이정현 “병원 가니 장기 괴사”

‘호흡곤란’ 김성태, ‘의식 잃은’ 황교안

강기갑, 현역 정치인 최고 기록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농성 13일째를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서는 걱정과 만류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11일 “정권의 관심은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그 자체에 있는 거 같고 권력이 추구해야 할 제일 핵심적인 과제, 민생이나 경제, 평화, 안전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이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이 너무 제한적일 거 같다. 뭐 말을 해도 속된 말로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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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재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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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이나, 문제는 그럴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12일 이 대표 단식과 관련, ‘이 대표 단식이 13일째인데 대통령실에서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는 가급적 대통령실에서 언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 대표 단식에 대해 “사법 리스크 ‘방탄’ 목적”이라고 비판하며 수사 방해용 단식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혐의를 받는 이 대표는 12일 오후 검찰에 2차 출석해 여섯번째 검찰 조사에 응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다소 지친 목소리로 4분여간 입장을 밝히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차 조사는 1시간50여분만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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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북송금 의혹' 관련 6차 검찰 소환조사에 출석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설치된 단식 천막에 '검찰 출석' 문구가 부착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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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째에 장기 괴사 시작…건강 걱정해야”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 시절 단식 경험이 있는 이정현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저는 진짜로 했다. 그런데 제가 7일째 되는 날 실려갔는데 가서 보니까 장기에 괴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당을 향해 이 대표의 건강을 걱정해야 한다며 ‘통 큰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다 떠나서 여당과 야당이 정책적으로 대결을 한다고 해도 결국 파트너”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상대 당대표가 저렇게 하고 있을 때는 일단 실제로 건강도 걱정을 해야 한다. 걱정을 같이 해줘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뭐 열흘 이상씩 단식한 사람들 보면 참 별난 체질이다 싶기는 하지만 어떤 형태로 단식을 하는지를 모르겠지만 제가 해보니까 6일 지나고는 몸에 굉장히 안 좋은 그런 괴사 현상이 일어난다”며 “정치권, 특히 야당, 이재명씨를 대표로 모시고 있는 야당의 경우에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만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당대표이고 대통령 후보였으면 자기 당의 자산인데 자기 당의 자산이 스스로 저렇게 막 망가뜨리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지켜만 보고 말로만 위로하는 척하고 내버려 두나. 저거는 강제로라도 어쨌든 건강을 먼저 챙겨 놓고 다음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해놓고 지금 지나보니 정말 후회스럽다. 정말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왜냐하면 그것 말고도 정치권의 퍼포먼스는 솔직히 보여주는 것 아니겠나. 퍼포먼스는 그 방법 아니어도 수십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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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하는 모습(왼쪽), 지난 2019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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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호흡곤란, 의식 잃어 병원 이송 사례

국민의힘 김성태 대표도 2018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9일간 단식한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조건 없는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하던 중 8일째에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김 의원은 의료진으로부터 입원을 권유받았으나 특검 도입 관철을 요구하며 단식을 이어갔고, 당정이 특검을 일부 수용하면서 9일 차에 단식을 중단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당시 9일 간의 단식 투쟁 후유증을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한 매체에 “당시 후유증으로 3년간 고생했다. 면역 체계가 무너져 남들 더울 때 나는 춥고, 한여름에도 온열기를 틀고 있었다”며 “결국 드루킹 특검은 얻었지만 건강은 잃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2019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나서, 8일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외에도 2018년에는 손학규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며 10일간 단식했다.

이재명 대표의 단식 투쟁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6년 성남 시장 시절, ‘지방재정 개혁안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하던 중 열흘 만에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만류로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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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10월 27일 강기갑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쌀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 통과에 반발,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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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지정을 놓고 단식 투쟁을 하던 김영오 씨를 만류하기 위해 함께 9일 동안 단식을 했었다. 같은 사안으로 정청래 최고위원도 단식에 나서 총 24일을 버텼었다. 농민운동가 출신인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2005년 쌀 시장 개방 저지를 위해 29일간 단식을 이어갔는데, 현역 국회의원의 단식 중 최장기간으로 꼽힌다.

가장 최근에는 우원식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에 들어간 사례가 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만류로 14일 만에 중단했다. 그는 단식 13일차에 있었던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의 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공개발언을 하는 등 정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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