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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5대 은행 기업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 확대 한계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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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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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가계대출 잔액보다 많아졌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제동을 걸면서 기업대출에서 대안을 찾은 결과다. 다만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아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747조4893억원으로 전년 동기(687조4233억원) 대비 60조661억원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4509억원에서 15조6389억원 줄어든 680조812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새 가계대출 비중과 기업대출 비중이 역전됐다. 지난해 8월 기업대출 비중이 49.67%로 가계대출 비중(50.33%)보다 낮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기업대출 비중이 가계대출을 역전한 뒤 꾸준히 높아져 8월에는 52.33%까지 늘었다.

특히 대기업대출은 1년 사이 96조7248억원에서 129조4044억원으로 33.7% 늘어나며 성장세가 뚜렷하다. 최근 회사채 조달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회사채 조달이 어려워서 많이 늘어났고, 채권 시장이 좋아지면 다시 빠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형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하던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늘어나며 증가폭도 키우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낮은 금리를 무기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주담대 등 가계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형은행들은 인터넷은행들이 넘보지 못하는 기업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기업영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우량자산 중심의 기업여신 증가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2027년까지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 가운데 기업대출 비중을 60%까지 올려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 부문에 힘쓰고 있다. 농협은행은 모체가 농협인 점을 살려 농식품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다만 5대 은행이 무한정 기업대출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 자본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 우리은행이 그동안 기업대출에 집중하지 못한 이유도 취약한 자본비율 때문이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지난 7일 "취약한 자본비율로 최근 몇 년간 대출을 확장할 수 없었다"며 "고객에게 대출상환을 부탁하는 전략을 수립할 정도로 자본상황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을 늘릴 때에는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본을 어디에 쓰냐를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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