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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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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에서 놀자"…뉴욕 증시 뛰어든 한국기업, 주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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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국내 기업의 올해 주가 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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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갔지만 이 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희비가 갈렸다. 국내에서 테마주로 묶이거나 호실적을 낸 종목은 크게 오른 반면, 나머지는 부진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CPNG)은 전날보다 0.13% 오른 18.88달러(약 2만 50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26.54%에 달한다.

만년 적자 기업이던 쿠팡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4개 분기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올해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 다만 상장 첫날 주가 대비로는 아직 61% 하락한 상태다.

쿠팡은 지난 2021년 3월11일 국내 기업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35달러였는데 국내 대표 이커머스업체로 홍보되면서 아마존, 알리바바 등과 비교돼 상장 첫날 주가가 69달러로 급등했고, 시가총액도 100조원까지 불었다. 적자상태임에도 국내 2위 덩치를 자랑하던 SK하이닉스 시가총액(당시 약 97조원)을 넘어서 화제를 모았다. 쿠팡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여파다.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 증시에는 쿠팡 외에도 국내 기업 10곳의 주식이 ADR(미국주식예탁증서) 방식으로 상장돼 있다. 우회 상장 방법인 ADR은 국내에 보관된 주식을 담보로 증서를 만들어 미국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한 증권이다. 기업 입장에선 직접 상장보다 쉽게 미국 증시에서 거래와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2차전지 수혜주로 묶여 국내에서도 강세를 이어간 포스코홀딩스(PKX)는 연초 대비 88.81% 상승했다. 상반기에 호실적을 낸 그라비티(GRVY, 연초 대비 상승률 67.67%),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 16.50%). KB금융지주(KB, 7.36%)의 주가도 연초 대비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세가 주춤했던 종목들은 뉴욕 증시에서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금융지주(WF, 1.77%), 신한금융지주(SHG, 0.98%), SK텔레콤(SKM, 0.05%), LG디스플레이(LPL, 0%)는 약세는 면했지만 주가 상승률이 뉴욕증권거래소 종합지수 변동률(5.1%)을 하회했다.

반면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기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간 한국전력공사(KEP)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3% 빠져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경영 공백이 9개월간 이어지고,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매출액이 정체돼 상반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KT도 연초 대비 11% 하락했다.

뉴욕 증시가 올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간 만큼 해외 증시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업별 희비가 갈린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높은 기업 가치와 풍부한 자금 유입을 기대하며 뉴욕 증시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린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뉴욕 증시에서도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사례처럼 기대를 많이 받고 미국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거나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증시에는 다양한 상장사가 많아 국내 기업을 대신할 동일 업종의 경쟁 종목들이 많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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