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vs 文 대리전?…수도권 민심 가늠자에 여야 지도부 리더십 평가 성격도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공직선거다.
특히 수도권 민심의 풍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라는 점에서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의힘 김기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가 맞대결하는 첫 선거전이기도 하다.
결과에 따라 각 당 지도부 리더십에 영향을 미치고, 총선 앞 당 쇄신론에 불씨를 댕길 수도 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확정 |
◇ 김태우-진교훈 후보 확정…尹대통령 vs 文 전 대통령 대리전?
국민의힘은 17일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선출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 5월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지난 5월 구청장직을 상실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자당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재보선이지만,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은 사실상 공익제보자"라는 논리로 공천을 결정했다.
앞서 김 전 구청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노현송 구청장이 3선 연임한 이후 12년 만에 강서구청장직을 탈환했다.
강서구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지방선거 직전 치러진 대선 때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현재 강서지역 선거구 3곳 모두 민주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전략공천을 통해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투입했다.
진 전 차장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이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라북도경찰청 청장 등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리전'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당은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인 권수정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 |
◇ "집권 여당 민생안정" vs "무도한 尹정권에 경종"…여야 지도부, 당력 집중
여야 지도부는 곧바로 선거 총력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보궐 선거를 박스권에 갇힌 당정 지지율 회복의 발판으로 삼고 이를 징검다리 삼아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석이다.
부동산 재개발 고도 제한 완화 등 지역 맞춤형 정책으로 선거전을 펼치며 '민생 안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으로서 면모를 내보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태우 강서구청장-오세훈 서울시장-윤석열 대통령'의 삼각편대를 완성하자는 논리를 펼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21일 강서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본격 선거전을 시작한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총력전인 만큼 지도부는 물론 수도권 중진 현역 의원들도 대거 김 후보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김 후보자가 보선을 야기한 장본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도부는 지난 15일 진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이미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당시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대표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주를 심판하는 전초전이다. 반드시 승리해 무도한 정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강서구 지역 현역 의원인 강선우(강서갑)·진성준(강서을)·한정애(강서병) 의원도 총출동, '풀뿌리 조직력'을 완전 가동시켜 진 후보자를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40억원 넘게 들여서 구청장 선거를 다시 하게 만든 사람을 주민들이 구청장으로 똑같이 또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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