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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지표 악화한 탓…연체율 1년 새 0.49%p 상승
상환능력 부족 차주 증가세에 저신용자 대출 문턱 높여
중·저신용자들의 돈 빌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이 주로 찾는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서다. 최근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차주가 늘고 있는 만큼, 저신용자의 대출 창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7월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884.7점으로, 작년 말 840.7점보다 44점 올랐다.
이는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의 평균 신용점수 상승 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5.4점이다. 지난해 12월(903.8점)보다 21.6점 상승한 수치다. 지방은행 6개사는 같은 기간 평균 신용점수가 812.8점에서 832점으로 19.2점 높아졌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지표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 19곳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0.6%로, 지난해 6월 말(0.3%)보다 0.3%포인트(p)가량 상승했다.
국내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도 3월 말 기준 0.45%로, 1년 전(0.41%)보다 0.04%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은 대출금액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음을 뜻한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월 말 기준 0.66%로, 전년 동기(0.32%)대비 0.34%p 상승했다. 이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같은 기간 각각 0.02%p, 0.07%p 상승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 상승 폭 역시 인터넷은행이 0.49%p로 시중은행(0.1%p), 지방은행(0.26%p)보다 컸다.
문제는 저신용자일수록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저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 폭이 컸다. 신용점수가 600점 이하인 차주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7월 기준 11.48%로, 전년 동기 10.11%보다 1.37%p 오른 반면 900점 초과인 차주는 같은 기간 5.57%에서 6.65%로 1.08%p 상승했다. 또한, 6개사 중 제주은행은 올해 7월 60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에서 신용점수가 600점 이하인 차주에게 취급한 신용대출금리는 평균 8.98%로, 전년 같은 기간(10.67%)대비 낮아졌다. 다만 케이뱅크는 올해 신용점수 65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는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1금융권에서 밀려나 2금융권으로 향한 차주들의 대출 창구도 좁아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3억 원 이상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28곳으로, 전년 동기(34곳)보다 6곳(-17.6%) 줄었다. 저신용자의 대출 창구 감소 폭은 더 컸다. 이 기간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3억 원 이상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14곳으로, 전년 동기24곳보다 10곳(-41.7%)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출을 갚을 여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은 늘어나는 추세다. 건전성 관리에 나선 금융사들이 앞으로도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 한 건 당 금액이 200만~300만 원 수준인 소액대출 연체자는 올해 6월 말 9164명으로, 지난해 전체 연체자(6998명) 수를 크게 웃돌았다. 연체율은 6월 말 10.9%로 지난해 말 10.5%보다 0.4%p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잔액도 증가세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인터넷은행이 취급하는 50만~300만 원 규모의 비상금대출 연체잔액은 지난해 109억2300만 원에서 올해 8월 기준 200억200만 원으로 83.1%가량 늘었다.
[이투데이/유하영 기자 (hah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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