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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야구장에 버리는 컵 연간 400만개…‘일회용품 줄이기’ 홈런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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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광주 광산구에 사는 이동훈(40)씨는 가족과 함께 지난달 26일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보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관중들이 버린 일회용 음식용기로 인해 쓰레기통은 가득 차 있었고 악취가 심하게 났다. 이씨는 “우리 가족도 음식물을 일회용품에 담아 갔지만 쓰레기통을 보니 일회용품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7살 딸이 야구장을 볼 때마다 꽉 찬 쓰레기통부터 떠올릴까 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야구장 내 취식이 가능해지고 관중이 늘면서 야구장이 일회용품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기아 타이거즈의 협조를 얻어 자원순환사회연대, 한국여성소비자연합과 함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해 20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9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7경기를 대상으로 했으며 자원봉사자 18명이 야구장 내 쓰레기 배출 시설 5곳에서 관중들이 버린 쓰레기를 세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항목은 일회용 컵, 빨대, 비닐봉지, 응원봉 네가지였다.

조사 결과, 일회용 컵은 2만1858개, 비닐봉지 8618개, 빨대 5816개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사용을 제한한 막대풍선도 75개나 나왔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해당 일회용품을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하면 7만9582탄소환산톤(tCO₂eq,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수치)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관중을 대상으로 스티커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야구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무엇인지’ 묻는 말엔 일회용 음료컵, 일회용 수저, 일회용 음식용기, 비닐봉지, 플라스틱 빨대 순으로 답했다. ‘야구장 내 일부 매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10% 할인하는 행사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97%가 ‘모른다’고 답변했다.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광주 이외 지역 야구장도 마찬가지다. 한국환경공단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2021~2022)를 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100개 야구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모두 3444t으로 나타났다. 이를 관중 1명이 하루에 버린 폐기물량으로 환산하면 7.95g으로, 해수욕장·골프장 등을 포함한 스포츠·레저시설 중 가장 많았다. 두번째로 많은 곳은 축구장 5.08g, 평균은 3.46g이었다. 환경부는 야구장에서 연간 400만개의 일회용 컵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국장은 “그동안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실태를 파악한 데 이어 다중이용시설의 조사 필요성을 느껴 올해 야구장을 처음으로 조사했다”며 “관중석이나 쓰레기 봉지는 일일이 파악하지 못해, 발표한 수치보다 더 많은 일회용품이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18일 광주시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앞에서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경기장 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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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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