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유병호 등 공수처 고발에
감사원의 ‘맞대응 조치’ 관측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의 주심위원이었던 조은석 감사위원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조 감사위원에 대한 감사원의 수사요청서를 접수하고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은 조 감사위원이 전 전 위원장의 감사보고서 처리를 막으려 했고 내부 논의사항을 외부로 유출했다며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 6월1일 감사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의결하고 같은 달 9일 감사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된 보고서 내용을 두고 주심인 조 감사위원은 지난 6월12일 감사원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주심위원 최종 열람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산 시스템이 조작된 채 보고서가 공개됐다’며 반발했다.
조 감사위원은 “감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됐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감사위원 그 누구도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으며, 사무처가 다시 가져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헌법기관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망연자실할 따름”이라고 했다. 전 전 위원장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불문’(무혐의) 결정을 내린 감사보고서를 사무처가 마치 전 전 위원장에게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수정한 뒤 주심 결재와 감사위원들의 동의도 없이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에 감사원 사무처는 “주심 감사위원이 감사결과보고서를 열람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9일 ‘내부논의사항 유출 등에 대한 진상조사 TF(태스크포스)’를 꾸려 감사보고서가 공개되기 전 감사위원회 심의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경위 등을 조사해왔다. 감사원이 조 감사위원에 대한 표적 감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 의혹을 수사하자 감사원이 맞대응 격으로 조 감사위원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이달 초 감사원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