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 고백·심판은 국민의 믿음 날려버릴 것”
“성찰과 책임을 없고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
친명계 최고위원 등의 ‘반란표 색출론’ 비판
‘통합’ 위한 비명계 지명직 최고위원도 없어져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출처 : 송갑석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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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 내용과 관련한 “자기증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벌어진 색출 논란을 비판한 것이다. 송 최고위원은 비이재명(비명)계로 이 대표가 지명한 최고위원이다. 송 최고위원은 체포동의안 가결 다음날인 지난 22일 이 대표에게 사의를 표했고, 이 대표는 하루 만에 수용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분명하고 무겁기에, 사퇴는 저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지금까지 기나긴 시간에는 검찰의 일방적 독주만 있었다. 이제 이 대표에게도 그에 상응하게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향후 재판 결과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형사법의 기본 틀인 불구속 수사의 원칙, 무기대등의 원칙 준수라는 관점에서도, 이 대표에게 불구속으로 재판받을 기회가 반드시 보장되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관련해 검찰이 400회나 압수수색을 했고, 대규모 수사팀을 동원해 저인망식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송 최고위원은 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에 대해서는 “2년 넘게 이어져 온 검찰 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라면서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이해한다. 사법부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결표의 의미는 이 대표가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라는 것이지 검찰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송 최고위원은 가결 이후 당 상황을 “메말라버린 신뢰, 실종된 리더십, 빈약한 정치적 상상력 등 우리 당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표현했다. 그는 “저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였다”면서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최고위원들이 본인들 책임은 회피하면서 ‘반란표 색출’ 등을 강조하며 당 내 분란만 키우고 있는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실제 박광온 원내대표에 이어 송 최고위원까지 비명 지도부는 잇따라 사퇴를 결단했지만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해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이어 “급기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를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고 “양심과 소신에 기반한 제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 최고위원은 가결, 부결을 밝히는 대신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제4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재선(광주 서구갑) 의원이다. 지난 3월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친이재명(친명)계 정 최고위원은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잘못했다는 것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말일 것”이라고 송 최고위원의 지적을 반박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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