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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통계청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중 외식 부문의 물가 상승률은 4.9%였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정창배 씨가 재료비 인상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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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대방동에서 20년째 빵집을 운영하는 정창배(50)씨는 최근 재료비와 인건비가 지속해서 상승하자 고민에 빠졌다. 설탕·버터·우유·밀가루 등 주요 재료비가 일제히 올랐지만, 빵값을 인상하기 쉽지 않아서다. 정씨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설탕·버터 등의 가격이 급등하더니 지금은 두 배가 됐다”며 “전체 매출에서 재료비 비중이 30~35%에서 40%로 늘어난 탓에 마진율이 지금은 10%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재료비·인건비 등 여러 요인으로 크루아상·모카크림빵 등 몇 가지 품목의 가격을 10% 정도 올린 바 있다. 정씨는 “빵값을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한두 달은 매출이 떨어진다”며 “그래도 또다시 크림빵 가격을 200~300원 올려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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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 정세 불안과 이상 기후 등으로 식재료 가격,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지갑이 닫힐까 하는 우려에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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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발표한 설탕가격지수는 162.7로 올해 1월(116.8)과 비교해 39.3% 상승했다. 2010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설탕과 함께 빵의 주재료로 쓰이는 우유 가격도 이번 달부터 3~6% 올랐다. 낙농진흥회가 우유의 재료가 되는 원유(原乳) 가격을 L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88원(8.8%) 인상한 데 따른 연쇄 상승이다.
과일·채소·해산물 등의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16년째 해산물집을 하는 임동욱(54)씨는 “단맛을 내려고 해물 라면 전골이나 해물 무침에 배추를 많이 넣는데 작년과 비교해 가격이 두 배 정도 올랐다”며 “계절적으로 보면 값이 내릴 시기인데 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추는 가격 변동 폭이 큰 품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매가 기준 올해 1월 평균 2952원에서 이달 6974원으로 올랐다. 이날 도매가(10㎏ 망 상급) 기준 1만3811원으로 1년 전(10월 10일) 1만3110원에서 5.3%가량 상승했다.
임씨는 “인건비와 기름값이 오른 탓인지 독도·울진 등지에서 공수하는 새우·골뱅이 같은 해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며 “가격은 최대한 고수하고, 양을 조금 줄이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계속 원가 부담이 커지면 인상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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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
주류 가격 인상 역시 자영업자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오비맥주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오는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아직 구체적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상승 요인은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라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주류 출고가 인상 시 판매가를 1000원씩 올리지만 이미 ‘소맥(소주+맥주) 1만원’을 넘겨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구모(34)씨는 “소주 5000원, 맥주 5500원에 팔고 있는데 또 술값을 올리면 손님들이 너무 자주 올린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다만 물가가 계속 오르면 눈치껏 가격표를 바꿔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가격 인상과 관련해 이날 “최종 판매자는 죽어난다” “물가가 다 올라 버티면 오히려 바보 소리 들을 지경” 등 관련 글이 다수 올라왔다.
최은경·최선을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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