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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풀린 삼성전자, 中 시안 3D 낸드 생산라인 200단대로 공정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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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 시안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공장 내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30% 수준을 담당하는 중국 시안 공장의 중장기적인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내년부터 200단대로 공정전환에 나선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장비 반입 규제로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3차원(D) 낸드 생산 장비 업그레이드를 주저해 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와 함께 최대 낸드 생산기지로 꼽히는 중국 시안 공장의 생산장비 교체 및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3D 낸드 생산라인을 200단대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앞으로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기존 128단 장비가 주류를 이루는 중국 시안 공장의 생산 장비를 200단대 공정에 맞춰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3D 낸드는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메모리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가 24단을 쌓아 올린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선보이며 처음으로 ‘적층 시대’를 열었다.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이 치열한 적층 경쟁을 벌이며 현재는 230단 이상까지 적층 기술이 진보한 상태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는 YMTC를 포함한 중국 반도체 업계에 광범위한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128단 이상의 3D 낸드 생산에 필요한 미국 기술을 탑재한 웨이퍼 제조 장치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1년간 유예를 뒀지만, 이 같은 예외 조항이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쉽사리 공정전환에 나서기가 어려웠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들의 3D 낸드 공정이 대부분 200단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시안 공장은 삼성의 낸드 생산성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리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200단대의 3D 낸드는 128단 낸드보다 생산 효율이 약 50%, 데이터 전송속도는 약 70% 높아진다.

현재 삼성전자 시안 공장에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를 비롯해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장비 회사의 생산장비가 다수 운용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 제재에 동참한 네덜란드의 ASML, 일본의 도쿄일렉트론(TEL) 등도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정해진 기술 수준 내에서 자유롭게 해당 회사들의 장비를 시안 공장에서 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미 정부의 합의를 통해 중국 시안 공장의 공정 로드맵을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200단대의 3D 낸드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공장 역시 해당 공정으로의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다롄에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이번 결정에 따라 장비교체와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솔리다임의 다롄 공장 역시 미국 정부의 규제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첨단 장비 도입을 주저해왔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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