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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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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와 싸워야 하는 개인정보위…소송 예산은 고작 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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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소송 관련 예산, 인력 부족 토로

"마이데이터, 글로벌 규범 주도서 성과"

아시아경제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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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과 메타에 1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의 주목을 받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소송 예산이 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신생 조직이고 소송 관련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제약”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 위원장은 “이미 8월 기준 소송비로 1억8000만원을 넘게 썼다. 예산 범위 내에서 노력하는 중”이라며 “처분이 늘면서 소송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뿐더러 한국은 1심 소송을 제기하면 상고·항소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소송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9월 구글과 메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구글엔 692억4100만원, 메타에는 308억600만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구글·메타는 이에 불복하며 지난 2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에 반해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고 위원장은 “전혀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외국 기업이 한국 법에 대한 준수 이행을 가볍게 여기지 않아 한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아주 불쾌하다”며 해외 기업에도 적극적인 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에 이해 올해 2월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제공 거부 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가입할 수 없도록 한 메타에 과태료와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그러면서 고 위원장은 “행정처분을 내리고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는 데는 국내 기업, 해외 기업 구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1년을 돌아본 고 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시대로의 도약, 글로벌 규범 주도, 공정한 법 집행으로 개인정보 사회 실현 세 가지 영역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마이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향후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9월 개인정보보호법 전면 개정안을 시행해 마이데이터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개인정보위는 오는 2025년 마이데이터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도록 추진단을 꾸리기도 했다. 마이데이터는 민간·공공의 기업·기관이 보유한 각종 개인정보를 이용자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전송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고 위원장은 “AI와 관련해 현업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인지 묻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라며 “이 영역을 어떤 식으로 정리해 갈 것인지 국민과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위는 ‘AI프라이버시’ 전담팀을 최근 출범했다.

AI 규제와 관련해 규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유렵연합(EU)과 기업의 자율성에 맡기는 미국 모두 참고할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EU와 미국 모두 참조할 것이 있고 타산지석 삼아 주의해야 할 시사점도 있다”며 “두 모델 모두 참조하지만 (현재 위상은) 한국만의 모델을 개발해 해외에 풀어주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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