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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란 '혁명수비대', 이스라엘 가까이 이동…美 확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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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란 주력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시리아 내 병력이 이스라엘과 더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도 이란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다며 확전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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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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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 고문 등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 동부 도시 데이르 에조르에 있던 병력을 남부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에 재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마스쿠스는 시리아 수도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와 300㎞가량 떨어져 있다.

재배치된 병력 중 일부는 미사일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부 고문은 이란의 목표가 주로 '방어적' 성격이라며 "전쟁이 일어나면 정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가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단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하면서 이란은 이번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강경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 등 시오니스트(이스라엘) 범죄가 멈추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전쟁은 더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도 "이스라엘이 가자로 진입해 지상전을 벌인다면 이란은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도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이번 갈등이 격화돼 이스라엘 북부에 제2의 전선이 열리고 이란이 개입할 위험이 있다"며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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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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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비공식 루트를 통해 이란에 이번 전쟁에 개입해 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이란과 비공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으며, 지난 며칠 동안 이러한 수단을 활용해 공개적으로 말한 내용을 비공개적으로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란의 직접 개입 가능성과 레바논 국경을 넘어선 헤즈볼라의 대리 활동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14일 이란을 억지하기 위해 추가로 USS 아이젠하워 항공모함 타격단을 동부 지중해에 파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시리아에 무기를 배치해 제2의 전선을 열기 위해 시도 중이라고 비판했다. 조슈아 자르카 이스라엘 외무부 전략실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조엘 레이번 미국레반트연구소 소장의 게시글에 답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레이번 소장은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공항을 무력화하기 위해 계속 공습하는 것은 1)이란 정권이 북부 전선을 열기 위해 시리아로 또는 시리아를 통해 전략 무기를 이동시키려 하고 있거나 2)이스라엘이 이에 선제 대응하려 한다는 강력한 징후"라고 주장했다. 이에 자르카 실장은 "1번, 그들(이란)은 그렇다. 2번, 우리는 그러고 있다"고 적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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