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퇴직금으로 불리는 노란우산공제의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처음으로 연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코로나19(COVID-19)로 급증한 대출금에 고금리·고물가로 수익률이 급감한데다 소비심리까지 위축된 영향이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7만8965건으로 지급액은 8948억원이다. 이에 따라 공제금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제금 지급은 노란우산에 가입한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더 이상 영업하지 않을 때 이뤄지는데 폐업 외에도, 사망이나 노령 등의 사유에도 지급 대상이 된다. 이들을 모두 포함한 지급액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8월말 기준 1조75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액 7188억원과 비교하면 49.6% 증가한 수치다.
이중에는 해약이 급증한 영향도 있다. 지난해 같은기간 해약건수는 2만1273건이었지만 올해는 4만527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해약에 따른 지급액도 1315억원에서 3054억원으로 급증했다.
폐업 공제금이 늘고 해약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은 코로나19 당시 늘어난 대출금에 따른 이자 부담이 큰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분기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원자재가격 급등과 인건비, 전기료, 가스비 등이 오르는 등 수익률이 악화된 것도 공제금이 늘어난 배경으로 손꼽힌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폐업으로 생계위협의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 사업주의 이른바 퇴직금을 마련해주는 제도다. 매달 5만~100만원을 부금으로 납부하면 폐업 시 복리 이자를 붙여 목돈으로 지급해준다. 압류 대상에서 제외되는데다 연 최대 500만원 소득공제와 상해보험 혜택을 준다. 때문에 자영업자의 마지막 사회안전망으로 불린다.
2007년 9월 출범한 이래 최대 규모의 공제금이 빠져나가면서 가입자들은 지급불능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나타날 조짐이지만 노란우산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공제금 지급건수가 전년대비 32.7% 증가했지만 신규가입 부금이 매달 2700억원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8월말 기준 노란우산 재적부금은 23조8750억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노란우산 자산운용 실적은 -1.88%였으나 자산배분이 유사한 국민연금(-8.2%), 사학연금(-7.8%), 공무원연금(-6.0%)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지난달까지 운용수익 7174억원을 기록해 3.4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3년간 폐업 공제금 지급률은 2020년 5.92%, 2021년 6.19%, 지난해 5.47%로 약 6% 내외를 유지 중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연말까지 인플레, 통화정책 차별화 등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주식·채권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고금리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국내외 우량 대체자산의 대출 투자를 통해 올해 목표수익률 4.2%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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