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20일 이영승 교사 순직 결정에 “심각한 교권 침해가 사망의 원인임을 인정한 결정이자 고인의 안타까운 희생에 대해 뒤늦게나마 위로하고 예우한 결정”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호원초등학교에서 고인이 된 교사를 추모하는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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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승 교사는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학교 측은 이영승 교사의 죽음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지만, 유족 측은 이영승 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을 계기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교권침해가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뒤늦게 이영승 교사의 사건도 논란이 됐다.
경기도교육청 조사 결과 이영승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았던 6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수업시간에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쳤고, 이 학생의 부모로부터 수년간 괴롭힘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승 교사는 해당 학부모에게 사비로 수백만원을 치료비로 제공하고, 다른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도 다른 이유로 악성 민원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학부모들은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 중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영승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한 끝에 순직 결정을 내렸다.
교총은 “제자의 안전사고와 학부모 민원에 고인께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다시금 가슴이 미어진다”며 “선생님 잘못이 아니다. 이제는 아픔 내려놓고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서울 서이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 방학 중 연수 준비를 위해 출근하다 괴한에 피습당해 사망한 교사, 학부모의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교사 등 다른 교사들의 순직 인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총 “아직 우리 곁에는 제자 사랑과 교육 헌신을 실천하다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들이 있다”며 “하루속히 순직으로 인정해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함은 물론 억울함을 풀고 명예 회복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누구보다 교육에 헌신하고 제자를 사랑했기에 그만큼 더 괴롭고 견딜 수 없었음을 당국은 깊이 살펴야 한다”며 “학생 지도와 과도한 민원,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임이 분명한 만큼 반드시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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