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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코로나보다 버겁다, 고금리에 시드는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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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자영업 비중 20% 미만이 한국경제의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한때 자영업 비중이 30%가 넘어 ‘자영업 천국’으로까지 불렸지만, 점차 비중이 줄고 있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23일 통계청 경제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572만9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2869만8000명)에서 19.96%를 차지했다. 반올림하면 20%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비교했을 때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다. 올해 들어 자영업 비중이 20%를 밑돈 건 2월(19.98%), 3월(19.86%)에 이어 세 번째다. 자영업자 비중은 코로나19 유행 때도 20%대를 유지해왔지만, 고금리가 이어진 올해부터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경기가 반등하면 다시 자영업 비중이 늘어날지도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은 만큼 자영업 비중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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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연체액 및 연체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양경숙 의원실]


무급가족종사자가 줄어든 것도 자영업자의 부담이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무급가족종사자는 93만9000명으로 역시 같은 달 기준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아르바이트생 등 고용원을 쓰지 않고 가족끼리 운영하기에도 수지가 맞지 않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알바를 두지 않는 ‘나홀로 사장님’(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은 2020년 422만 명에서 이달 431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경기 평택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3년 전까지는 알바생을 고용했고, 지난해까진 아내와 교대로 일했지만 지금은 혼자 매일 출근한다. 그는 “이자를 갚고 나면 편의점만으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보니 아내는 다른 일을 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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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코로나19 유행때도 폐업하지 않고 버텼던 이들에게 짐을 지우는 건 치솟는 금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6~8월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5.37~5.46%로, 1년 전 같은 기간 평균 금리(연 4.09~4.34%)보다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수도권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가계대출에 코로나19 기간 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을 갚느라 이자까지 매달 300만원을 낸다. 지난달 상환유예가 종료되면서 이달부터 이자에 원금까지 갚게 됐다. 그는 “조만간 아예 폐업하고 알바 자리를 알아볼 예정”이라고 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장기금리의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장중 5%선을 넘었다. 한국의 장기물 국고채 금리도 따라 올라가고, 자영업자 담보·신용대출 금리 역시 추가 인상될 수 있다. 소상공인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가 끝나면서 나온 ‘9월 위기설’은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위기는 이어질 예정이다.

하반기 경기 회복도 예상보다 늦는 등 자영업자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이은희 교수는 “고물가·고금리 부담으로 소비자는 외식부터 줄이기 시작했다”며 “자영업자 입장에선 매출과 이자 비용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퇴직금으로 불리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올해 1~8월 7만8065건이 지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145건)보다 29.8% 늘면서 역대 처음으로 10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노란우산공제는 소상공인이 매달 일정액을 납부하다가 폐업 때 기존 납입한 돈과 이자를 돌려받는 제도다. 노 연구위원은 “소상공인 디지털화 지원 등으로 활로를 찾아주고, 안 될 경우 빠른 폐업을 통한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지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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