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27)씨가 과거 법인 회장의 혼외자인 척하며 사기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인천지방법원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고영구) 판결문을 보면 전씨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피해자 10명에게 2억9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2020년 5월과 10월에 각각 징역 2년과 8개월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12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병합해 심리한 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전씨에게 2년3개월을 선고했다.

전씨는 주로 직업 등을 속이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는 2019년 4월 제주도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친오빠가 물 관련 투자 사업을 한다. 300만원을 투자하면 6개월 후 수익을 내서 50억원으로 돌려주겠다. 사업이 안 되면 원금을 포함해 50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하고 300만원을 가로챘다. 또 같은 해 6월에도 다른 피해자에게 제주도의 법인 회장 혼외자라고 자신을 속였다. 이후 “너를 비서로 고용하려는데 신용 등급을 올려야 한다”며 현금 7200만원을 가로챘다.

결혼하자며 사기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전씨는 2015년 12월 또 다른 피해자에게 결혼할 것처럼 행동하며 “예식장 비용 등과 같은 결혼 자금을 모두 나에게 송금해주면 알아서 예식장도 예약하고 식당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전씨는 18번에 걸쳐 약 6000만원을 결혼 자금이라는 핑계로 받아 가로챘다. 전씨는 피해자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팔 부위를 이빨로 무는 등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전씨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범행 표적을 물색하기도 했다. 전씨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피해자에게서는 ‘함께 살자’고 말하며 계약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승마복 구매비 명목을 대거나 취업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척 취업 빙자 사기를 저지르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수의 피해자를 속여 3억원에 가까운 돈을 편취해 죄책이 매우 무겁고 대다수 피해자에게 피해를 변제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후원하기]
▶▶지구를 위해! [겨리와 함께 줍깅] 신청▶▶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