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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허리케인에 27명 사망했는데 불꽃놀이?…멕시코 단체장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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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지역 인근 시장 "축제 아닌 정책 보고, 아카풀코 지원" 해명

연합뉴스

허리케인 오티스에 쑥대밭 된 아카풀코 도로
(아카풀코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멕시코 게레로주 아카풀코에서 주민들이 허리케인 '오티스' 영향으로 도로에 쌓인 건물 잔해와 토사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3.10.28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게레로주 아카풀코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같은 주 중심도시의 자치단체장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 같은 대형 행사를 강행해 질타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게레로주 주도인 칠판싱고의 노르마 오틸리아 에르난데스(45) 시장은 전날 저녁 도심 한복판에서 취임 2주년 기념 정책 보고회를 진행했다.

음악과 춤을 곁들인 이날 행사에는 불꽃놀이까지 곁들여지면서 축제처럼 펼쳐졌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관련 사진과 영상도 공유됐다.

온라인에서는 그러나 에르난데스 시장의 부적절한 판단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주 해안 도시인 아카풀코가 초강력 허리케인 '오티스'에 사실상 초토화된 상태에서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려는 목적의 이런 행사를 여는 게 맞느냐는 이유에서다. 두 도시는 120∼130㎞ 정도 떨어져 있다.

앞서 허리케인 세력 구분상 최고 수준(카테고리 5등급)으로 힘을 키운 '오티스'는 26일 새벽 게레로주를 강타했고, 사망 27명·실종 4명 등 큰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 해안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다.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처사'라는 취지의 반응이 이어지자 에르난데스 시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주민에게 주 정부 성과를 보고하기 위한 의무감으로 치른 행사"라며 "저는 아카풀코 주민에 대한 연대를 위해 이미 필요한 전문적인 지원을 지시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에르난데스 시장은 지난 7월엔 악명 높은 갱단 '로스 아르디요스'의 수장과 조찬 모임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파티의 여왕'(Lady Pachangas)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사교 행사와 연회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아카풀코 지역 복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 유실과 공항 폐쇄로 발이 묶인 관광객들을 인근 공항으로 이동시키는 한편 전력·통신망 재건을 위해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물과 생필품 문제로 일부 주민들이 상점을 약탈한 것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구호품이 현지로 가고 있는 만큼 (주민들은) 이 상황을 악용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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