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은행 3사가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조선비즈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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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내년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정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인터넷은행은 본래 인가 취지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지만, 최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지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양적·질적으로 완화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와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을 모두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31일 금융 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인터넷은행 3사로부터 내년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설정을 위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만나 내년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전체 신용대출 잔액 대비 신용등급 4등급, 신용평점 하위 50%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을 일정 비율 맞춰야 한다. 인터넷은행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대출 잔액 기준)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30%, 토스뱅크는 44%, 케이뱅크는 32%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자 비중이 27.7%이며, 토스뱅크는 38.5%, 케이뱅크는 24.0%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저신용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며 건전성에도 타격을 입은 만큼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 방향에 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은행의 8월 말 신용대출 연체율은 평균 1.30%다. 지난해 말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시기 전체 은행의 연체율이 0.43%로 인터넷은행의 3분의 1 수준이다. 중저신용자가 금리 인상의 타격을 버티지 못하고 연체율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계산할 때 잔액 기준이 아닌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에 신용도 변경이 있는 잔액 기준 방식 대신 경기 여건 등을 반영한 탄력적인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계산하는 것이 인터넷은행으로서는 중저신용자 비중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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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은 잔액 및 신규 취급액 기준별로 장단점이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계산식을 변경하는 것에 적극적이진 않은 상황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잔액 기준으로 (산식을) 유지한다고 할 때 기존 중저신용자 대출이 많이 빠져버리면 신규 취급액 기준이 편할 수 있지만, 기존 대출에서 고신용자가 더 빠지는 경우에는 신규 취급액 기준이 더 불리할 수 있다”라며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다른 만큼 그런 부분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은 고금리 상황 속 중저신용자의 대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 목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의 지속가능성의 문제인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중저신용자 목표치를 확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은행들의 건전성에도 부담도 커진 상태라 마냥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라고만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인터넷은행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놓을 수는 없다”라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당국이 인터넷은행의 건전성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모두 잡기 위한 묘수를 마련하기 위해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에 대한 정책 방향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에 대한 결론은 늦어도 12월에는 내릴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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