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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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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에 메추리알 같은 덩어리…'득근'했다는 '헬창'男의 결말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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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과욕이 부른 건강 역효과

복벽 모양 변한 탈장, 수술 필수

극단적 고단백 식사 콩팥에 무리

체중 1㎏당 단백질 1g 섭취 적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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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쫓는 ‘몸짱’ 열풍이 한창이다. 체중 감량과 근육 불리기에 집착하는 사람을 일컫는 ‘헬창’, 근육을 얻는다는 뜻의 ‘득근’이란 신조어도 덩달아 유행이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엔 다양한 몸만들기 과정과 후기가 쏟아진다. 이들은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을 늘리려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식단·운동에 열중한다. 문제는 과할 때다. 자신의 몸 상태는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성공 사례를 따라 하거나 단기간에 무리한 방법으로 몸을 만들다가 역효과가 난다.



복압 상승시키는 동작 지속 땐 복벽에 균열



고강도 운동을 무리하게 할 때 주의할 건 탈장이다. 내장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복벽의 약한 부위로 밀려나는 것을 말한다. 원래는 축구·테니스·레슬링처럼 격렬한 활동을 자주 하는 운동선수에게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요즘엔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는 일반인에게서도 탈장 발생이 적지 않다. 보통 운동량이 많으면 근육이 잘 발달해 탈장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복압을 상승시키는 동작을 장기간 지속하면 복벽에 균열이 생겨 탈장 발생 위험이 커진다.

초기엔 해당 부위가 묵직한 느낌이 들고 가벼운 통증을 동반한다. 금세 회복되는 경향이 있어 탈장을 알아채기 쉽지 않다. 또 탈장 부위엔 메추리알 크기 정도의 불룩한 덩어리가 만져지지만 손으로 누르거나 누워 있으면 사라져 놓치기 쉽다. 그러나 탈장 상태가 악화하면 복부 장기에 혈액순환이 어려워지고 심한 통증과 출혈을 유발한다. 심하면 장 폐색·괴사를 유발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처치가 요구된다.

탈장은 복벽 모양이 구조적으로 변한 것이므로 수술이 필수다. 탈장이 발생한 부위에 인공 막을 이용해 복벽의 결손을 막아 이탈한 장기를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탈장은 수술해도 재발이 잘 되므로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운동 전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를 이완하고 고강도 운동을 할 땐 올바른 호흡법과 자세로 복부 내부 압력을 완화한다. 채소·과일을 충분히 먹고 저염식 위주로 식사해 복압을 올릴 수 있는 변비와 복수를 차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몸만들기에 열중인 사람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단백질 보충이다. 일상생활에서 근육 손실을 막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고단백질 식품 위주의 식단을 선호한다. 근육을 좀 더 키우려는 욕심에 단백질 보충제까지 달고 산다.

이때 살펴야 할 건 콩팥 건강이다. 콩팥은 몸속 노폐물을 거르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에 포함된 질소는 요산이나 암모니아 형태로 배설되는데 이를 걸러주는 장기가 콩팥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고단백 식사를 하면 소화 과정에서 체내 질소가 과도하게 쌓여 콩팥에 무리를 주고 기능을 떨어뜨린다. 체내에 요산 생성도 늘어나지만 기능이 약해진 콩팥이 요산을 잘 배출해내지 못해 통풍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량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일반인은 체중 1㎏당 단백질 1g 섭취를 권장한다. 근육량 증가를 고려하고 있다면 체중 1㎏당 1.5~2g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1㎏당 0.6~0.8g으로 제한해야 한다. 또한 질소 노폐물의 생성을 줄이고 체내 단백질의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단백질 섭취량의 50% 이상은 계란·고기·생선·우유 등 생물가가 높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이때 섭취 목표량을 한 번에 몰아 먹기보다 2~3번 이상 나눠 먹는 것을 권한다.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고 탄탄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요즘 저탄고지 식단과 격렬한 운동을 병행하는 사람 역시 많다. 저탄고지 식단은 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먹는 식사법이다. 영양학적으로 저탄수화물식은 체내 대사를 개선해 체중 조절에 도움되는 식사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 극단적인 형태의 저탄고지 식단을 추구해 문제다. 특히 저탄수화물보다 고지방에 방점을 둬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 등 바람직하지 않은 영양소 섭취가 늘면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극단적 저탄고지식, 식도 괄약근 약화시켜



역류성 식도염이 대표적이다. 식도에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괄약근이 있다. 상부 식도 괄약근은 공기가 식도로 유입되는 걸 막고, 하부 식도 괄약근은 음식물의 역류를 막는다. 이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 위산이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한다. 고지방식은 하부 식도 괄약근 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고지방 식품은 소화가 잘 안 돼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산 분비를 촉진해 역류 가능성을 높인다.

여기에 근육량을 늘리겠다고 고중량으로 무리하게 운동하면 복압이 상승해 괄약근의 기능 저하를 부추기는 꼴이 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쉽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하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평생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몸을 만든다고 잘못된 식사법과 무리한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해 나가야 한다. 필요한 경우 위산 억제제, 위 점막 보호제 등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 완화에 나선다.



도움말=박종섭 명지병원 외과 교수, 박수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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