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4에 온디바이스 AI 탑재 전망…랩톱 시장에서도 반전 계기 마련
삼성전자 |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내년 선보일 제품에 인공지능(AI)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하는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으로 규정하고, 단말기 안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빠르고,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중앙 서버를 통하지 않으므로 보안에서도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대비 우위를 가진다.
고성능 연산 능력이 필요해 '스마트폰의 두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역량이 중요한데, 인공지능 처리 역량을 강조한 칩들이 최근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초 공개한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2400'의 경우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1.7배, 인공지능 성능이 14.7배 개선됐다.
퀄컴이 선보인 '스냅드래곤8 3세대'도 생성 인공지능 구동을 위해 설계를 변경했으며, 신경망처리장치(NPU) 처리 성능을 2세대와 비교했을 때 98% 높였다.
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두 갤럭시 S24 시리즈 탑재가 유력하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인공지능 음성 비서 '빅스비'의 성능 개선 등이 점쳐지며, 종단간암호화와 패스키 등 지난달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공개된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 업데이트도 인공지능 활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에 힘을 쏟는 것은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 싸움과 관련이 있다.
삼성 측은 지난 2∼3년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등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지적된 '연결 경험' 쪽에 힘을 줬지만, 경쟁사들과의 점유율 격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2%로 1위를 지켰지만, 2위 애플(19%)과 차이가 약 2% 포인트로 좁혀졌다.
중국 제조사들인 샤오미(13%), 오포(9%), 비보(9%)는 선전을 이어갔고, 미국의 대중 제재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화웨이도 올해 8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의 흥행으로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전략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수세를 뒤집기 위한 '한방'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인공지능 엔진을 장착한 랩톱도 이르면 연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메테오 레이크' 또는 퀄컴의 새 퍼스널 컴퓨터(PC) 칩인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시스템온칩(SoC)으로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랩톱 시장에서도 '첫 인공지능 탑재'라는 상징성을 선점해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리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한국 랩톱 시장 과반을 차지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레노버, 휴렛팩커드(HP), 델테크놀로지스 등에 밀려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앞서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기획그룹장(상무)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에도 스마트폰은 AI의 가장 중요한 액세스 포인트일 것"이라며 "온디바이스와 서버 기반 AI 등 하이브리드 AI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사용자 패턴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최적화해 더 의미 있고 혁신적인 경험을 내년부터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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