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글로벌 지표로 성장시키겠다는 정부 노력에 방해될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 추진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가 6일부터 8개월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금지한 데 대해 해외 투자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선진화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바이의 달마 캐피털 소속 게리 듀건 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공매도 금지 결정을 두고 "(한국 증시의) 지위가 조정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공매도 금지 후) 공매도가 있었던 종목들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겠지만 증시 전체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현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분류에서 신흥시장(한국·중국 등 24개국)에 들어가 있다. 정부는 선진시장(미국·일본 등 23개국) 편입을 목표로 한다.
투자정보회사 스마트카르마의 브라이언 프리타스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한국 증시를 글로벌 지수로 성장시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변모하는 데 있어 위험 요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공매도가 정상적이지 않은 가치 평가에 제동을 걸 수 없게 됐다"며 "(공매도 금지 이후) 소규모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해외 투자은행들이 시장 혼란을 틈탄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에 나섰으며 불법 행위가 있었던 정황을 포착했다"며 "불법 공매도가 공정가격 형성을 방해해 시장 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하며 공매도 비중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사에서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인용해 "금융위기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공매도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일부 소규모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금지시키자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이들을 대변해 공매도 일시 금지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뉴욕 엑솜자산운용 강원모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는 소규모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라며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블룸버그에서 말했다.
국내 증시는 6일 정오(12시) 기준 코스피지수가 3.95%, 코스닥 6.11% 급등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