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숙박업소·헬스장 등 기피 현상
“지방 출장 시 숙박 두려워”, “헬스장 갈 때 비닐봉지에 옷 담아”
전문가 “한국방역협회 통한 방역업체 소개 받아야”
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이미지=게티이미지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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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중심으로 빈대가 출몰하면서 서씨처럼 ‘빈대 포비아(phobia·공포)’를 토로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영화관, 지하철, 버스 등을 중심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지만 사람 피를 빨아 먹으며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이나 피부 질환을 유발한다. 더군다나 빈대는 100일가량 생존할 수 있고 번식력이 강해 박멸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의 출현을 막기 위한 사람들의 안간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빌라에 거주 중인 최모(34)씨는 인터넷에서 빈대 퇴출 약으로 유명한 한 제품을 구매해 집 곳곳에 뿌렸다. 빌라가 지어진 지 10년도 넘어 빈대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최씨는 “예전에 유럽여행을 갈 때 빈대에 대처하기 위해 이 제품을 샀던 기억이 났다”면서 “일단 이곳저곳에 뿌려 놓기는 했는데 갑자기 나타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을 탈 때도 걱정이 많아져서 직물로 된 의자가 있는 지하철 등은 될 수 있으면 타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빈대의 출몰을 걱정하는 이들은 인터넷에서도 이어진다. 헬스장과 복싱 체육관을 병행해 다닌다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비닐봉지를 가지고 와서 옷과 신발을 넣고 묶는다”면서 “운동 후 씻은 후에는 비닐을 제거하고 가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지방으로 출장을 간다는 한 누리꾼은 “지방의 숙박업소를 예약하는 것이 벌써 두려워진다”며 “출장을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및 방역업체 등의 대응책 마련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방역협회 관계자는 “빈대가 갑자기 출몰했다기 보다는 3~4년 전부터 빈대 신고가 있었다”면서 “외국으로 왕래하는 경우가 많고 외국인들도 많이 들어오니까 생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차원에서도 (방역업체 등을 상대로) 빈대 퇴치를 위한 세미나를 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신고센터 운영 △호텔·숙박시설·목욕장·찜질방 등 자율방역 추진 △‘빈대 정보 웹페이지’ 운영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빈대가 출몰했을 경우 방역 업체 등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방역업체 등이 다수 생겨났지만 빈대에 대한 지식과 대처 능력을 가진 업체는 별개의 문제”라며 “한국방역협회를 통해 해당 지역의 전문 업체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가로 빈대의 출몰을 진단하려 할 때는 침대 가까이 서식할 가능성이 커 이곳을 중심으로 청소기 등을 이용해 채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소기 안에 포집된 빈대는 가정용 에어로졸 등으로 충분히 뿌려 죽도록 한 다음 비닐봉지에 밀폐시켜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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