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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김종민 "병립 비례제 회귀는 퇴행···의석수로 밀어붙이는 시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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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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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야 합의로 과거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선거제 퇴행'에 여야가 비공식 합의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의석수는 이대로 놔두고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최악의 퇴행에 합의했다는 얘기인데, 국민의힘은 몰라도 민주당이 동의했다는 것은 믿고 싶지 않다. 민주당은 그 길을 가면 안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개혁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느 정당이나 예외는 아니지만, 민주당은 더 특별한 책임이 있다. 민주당은 20년 넘도록 선거제 개혁을 국민과 약속했던 정당"이라며 "정치개혁을 위해 정치인생을 바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다. 경상도 포항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20여 년 동안 인생을 걸고 싸우다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고(故) 허대만 전 위원장이 있다. 필요할 때는 노무현 정신을 내세워 표 얻으면서, 노무현이 인생을 걸었던 정치개혁은 모르겠다고 외면하면 이런 배신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위성정당 만들면서 신뢰를 깨고 민주주의에서 탈선했던 전력이 있다"며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직후 원칙과 상식을 거슬러 계양을 보궐선거,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출마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게 '여의도 정치 안해본 이재명이 정치를 한번 바꾸겠다'는 거였다. '비례민주주의 강화, 위성정당금지 등 정치개혁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극화 정치, 승자독식 정치를 다양한 민심과 목소리가 반영되는 새로운 정치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이어 "이랬던 민주당이 여당 핑계 대고 선거제 퇴행에 동의한다는 건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168명 모두 정치할 자격 없는 것"이라며 했다.

김 의원은 "엉망이 되어버린 한국 정치, 거대 양당의 책임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대표 둘 다 낡은 정치, 기득권 정치 바꾸겠다는 약속으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며 "그런데 지금 정치가 바뀌고 있습니까. 대선 때 한 약속, 조금이라도 지키고 있나. 대선 때, 말로는 정치개혁 외쳐놓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안하다가 슬쩍 거꾸로 간다면 이런 정치야말로 전형적인 말따로 행동따로 정치 아닌가. 이런 '말따 행따 정치' 때문에 비호감, 비정상 정치가 더 심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선거제는 지난 20년 정치개혁의 숙원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 정치의 가장 뿌리 깊은 기득권은 양자독식 선거제도"라며 "어떤 경우든 개혁을 향해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김 의원은 선거제 퇴행을 막기 위해 최소한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첫째, 비례성을 높여 다양한 민심을 담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가야 한다. 단순 병립제 회귀는 안된다"며 "만일 연동제가 문제가 있어서 병립제로 가려면 비례대표 비율을 1/3 정도로 늘리는 비례성 확대를 결단해야 한다. 그렇게 못할 거라면 지금의 준연동제 개혁 성과라도 지켜야 한다. 준연동제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둘째,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한 걸음 앞으로 가야 한다. 영남과 호남의 '일당독재'를 깨야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다. 중복출마제, 석패율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해 한국 정치에서 '불모의 땅'을 없애야 한다"며 "셋째, 민주적 공천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가야 한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을 국민 선거인단이나 당원의 민주적 투표로 결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총선 때 이 법을 만들었는데 지도부 협상 과정에서 슬쩍 빠졌다. 다시 살려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선거제 개혁의 본질적인 딜레마가 있다. 비례성, 다양성 높이는 선거제 개혁을 하려면 비례대표를 확대해야 하는데, 국민이 비례대표제를 별로 안좋아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비례대표제가 안좋은 제도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사실이 아니다. 유럽의 정치선진국 대부분은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안좋은 제도라면 그 나라들의 유능한 정치, 일하는 정치, 신뢰받는 정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 정치선진국처럼 국민선거인단이나 당원의 민주적 투표로 비례대표 공천을 결정하면 문제 될 게 없다. 국민도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비례대표 비율을 늘려도 국민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선거제 개혁하면 불리하다, 한 석이라도 아쉬운데 양자독식 욕을 먹어도 어쩔 수 없다, 양당 독점 제도로 가자, 혹시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판단은 완전한 오판이다. 시대 변화를 보지 못하는 낡은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정치가 엘리트 정치에서 대중 정치로, 국민주권 정치로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국민이 정보도 별로 없고 먹고살기도 바쁘고 해서 '우리가 뽑기는 똑똑한 사람을 뽑을 테니 정치는 너희들이 알아서 잘해라'는 식이었다"면서도 "지금은 바뀌었다. 선거는 선거고 국민이 임기 내내 감시하고 평가합니다. 개입합니다. 집권했다고 다수의석 얻었다고 교만하고 국민 무시하면 민심이 떠나간다. 그냥 놔두질 않는다"고 했다.

또 "단언컨대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시대는 갔다. 의석수가 아니라 국민 신뢰를, 민심을 얻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며 "국민 과반수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정권을 잡아도, 200석을 얻어도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없다. 180석을 얻어도, 정치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했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한 정당이 독식해서 숫자 많이 채운다고 정치가 되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연합하고, 연대하는 '연합 다수파 정치'만이 국민 과반수 민심을 얻을 수 있다"며 "양당독점 선거법으로 퇴행해서 몇 석 더 얻은 들, 선거때 만세 부르는 것 이상 의미가 없다. 그런 식의 독점, 독주 정치로는 필연적으로 민심이 떠나고, 의석수가 많더라도 30% 민심에 턱걸이하면서 제대로 된 정치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선거제 퇴행은 안된다. 양극화 정치, 승자독식 정치, 적대적 공생정치, 총체적 국민 비호감 정치를 이대로 놔둔 채 그 기득권 위에서 국회의원 3선, 4선 해본들 그게 무슨 가치가 있겠나"라며 "국민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정치개혁 하자. 유불리 떠나서 약속 지키자"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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