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거부 의사에도 계속 홍보 문자를 보낸 주점 직원이 스토킹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며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횟수, 시간, 내용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9일 강서구의 한 주점에서 홍보 업무를 하며 일면식이 없던 피해자 B씨에게 "벌써 11월에 절반 이상이 흘렀네요. 오늘 토요일입니다. 한주 마무리 준비 잘하시고 좋은 자리 필요하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후 같은 해 연말까지 "형님 불금입니다. 좋은 자리 좋은 인연 자리하시게 되면 연락 한 통 부탁드립니다", "형님들 신규 많이 충원됐습니다" 등의 문자를 20번 넘게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문자를 발송한 시간은 저녁 7시 20분께부터 새벽 2시 15분께 사이로 보통 심야 시간이었다.

법원은 B씨의 거절 의사에도 A씨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 말 등을 도달하게 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점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스토킹의 처벌 범위는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대법원은 최근 개별 행위가 비교적 경미하더라도 누적·반복된 행위로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면 전체를 묶어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binzz@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