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 포항지진 집단소송 명목 7억 편취 혐의…법정구속 면해

조원룡 변호사./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옛 탄핵심판 대리인 조원룡 법무법인 광복 대표변호사가 억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면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변호사에 대해 지난 7일 이같이 판결했다.

조 변호사는 2020년 11월 '포항지진 피해자들을 모아 공익 목적으로 승소가액이 350억원인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인지대가 필요하다'며 전직 기업인 A씨로부터 7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올해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소장에 조 변호사가 7억원을 가상화폐·채무변제·생활비와 법무법인 운영 등에 소모했다고 적시했다. 조 변호사는 2015년부터 신용불량 상태로 2019년에는 급여 등이 압류됐고, 사건 당시엔 2억5000만여원에 달하는 채무와 같은 금액만큼의 세금 체납내역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서 조 변호사 측은 "7억원의 주된 용도는 A씨의 20대 대선 출마 준비를 위한 정치자금이었고, 포항지진 소송의 인지대로 용도가 특정된 차용금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 변호사는 상환을 요구받자 2021년 8월 A씨에게 편지를 보내 "제게 아무런 담보도 없이 7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인지대로 빌려주신 것은 저를 동지로 여기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에 "돈을 인지대로 빌린 것을 온전히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조 변호사가 A씨와 함께 각종 집회·모임에 참석하고 A씨를 보좌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 변호사가 A씨로부터 7억원을 정치자금으로 받아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A씨 동의 없이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을 리 없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광복은 △2019년 8억5000만여원 △2020년 4억7000만여원 △2021년 3억6000만여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재판부는 "영업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었다"며 조 변호사에게 돈을 갚을 자력이 부족했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조 변호사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까지 고려하면 엄벌이 마땅하다"면서도 "재판에 성실히 임한 점과 피해 회복의 가능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선고 당일 항소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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