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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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조사위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한기수 남우현 부장판사)는 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수석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은 특조위 내부 상황과 활동 동향 파악, 특조위 활동을 방해할 방안 마련과 실행 등을 실무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2018년 2월 기소됐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하고 조 전 수석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윤 전 차관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조 전 수석에게는 무죄를 선고하고 윤 전 차관의 형량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줄였다. 두 사람이 해수부 및 해양수산비서관실 소속 공무원들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해 직권을 남용했다고는 인정했지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은 아니라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직권남용죄는 직권을 남용해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때에 성립하는데, 소속 공무원들은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자에 불과하므로 방해 받을 만한 ‘법적인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규정에 따르면 소속 공무원의 직무집행 기준이 정해져 있고 조 전 수석 등이 이 기준을 어기도록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조 전 수석의 혐의를 일부 유죄로 봐야 하고, 윤 전 차관의 경우 유죄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 4월 서울고법에 파기환송했다.
그에 따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은 특조위 활동과 관련된 정치적·법적 쟁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을 것임에도 윤 전 차관 등에게 ‘해수부에서 대응하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등 사건 범행에 관여했다”며 다만 이 사건 이전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도 기소돼 파기환송심 재판중이다. 1심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는 직권남용 혐의가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2020년 1월 직권남용죄에 대한 심리미진을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지난달 25일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이 종결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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