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임 외무장관에 임명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13일(현지시각)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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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정부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주도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새 외무부 장관에 앉혔다.
영국 총리실은 13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 “캐머런 전 총리가 새 외무장관에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총리실 발표 직후 “영국 정부가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대외적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캐머런 새 외무부 장관의 외교적 경험을 활용하고, 수낙 총리는 국내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하지만 캐머런이 총리이던 시절 영국과 중국 관계가 ‘황금기’를 열었기 때문에 토리당(보수당)의 일부 매파들은 중국을 향한 정부 태도에 불안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은 장관 임명 직후 자신의 엑스에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위기 등으로 어려운 국제적 도전에 직면했다”며 “지난 7년간 일선 정치를 떠나 있었지만 그 이전 11년간 보수당 당수로 일했고 6년간 총리를 맡았던 만큼 이런 경험이 총리가 중대한 도전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낵 총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자리에서 그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전 총리의 ‘깜짝 발탁’은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부무 전 장관의 ‘필화’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8일 당시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은 ‘타임스 오브 런던’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에서 시위에 나섰던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을 ‘혐오 행진자’ ‘이슬람주의자’ ‘폭력배’로 비난하는가 하면, 영국 경찰이 친팔레스타인 집회를 금지하지 않았다며 ‘편향된 경찰력 집행을 하고 있다’고 썼다가 결국 해임됐다. 이어 수낵 총리는 브레이버먼 장관 자리에 제임스 클레벌리 당시 외무부 장관을 임명했고, 공석이 된 외무장관 자리에 이번에 캐머런 전 총리를 앉혔다. 이날 개각 발표 직전 캐머런 전 총리가 총리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 되면서 외무장관 기용이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통상 영국에선 개각 전에 총리실이 장관 내정자들을 직접 불러 임명 여부를 알려준다. 영국 총리실은 캐머런 전 총리의 외무장관 임명에 앞서 그를 상원의원에 임명하도록 찰스 3세 국왕에게 요청해 이를 허락받았다.
캐머런 신임 외무장관은 2010년부터 6년간 영국 총리를 맡았다. 2016년 당시 영국의 ‘브렉시트’ 문제가 논란이 되자 ’유럽연합 잔류’ 쪽에 섰던 캐머런 총리가 이 사안을 국민투표에 부쳤고, 가결로 결론나자 총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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