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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1분도 안돼 10일치 날씨예보…기상청보다 정확한 인공지능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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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딥마인드가 각국 기상청이 사용하는 수치예보(NWP) 방식보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기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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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옛 구글)의 인공지능(AI) 개발 전문 기업 딥마인드가 현재 각국 기상청이 사용하는 수치예보(NWP) 방식보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기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특히 데스크톱 피시에서도 실행할 수 있으며 1분도 안돼 예측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과거 대기 상태에 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10일간의 날씨를 예보(중기예보)하는 인공지능 모델 그래프캐스트(GraphCast)를 개발해 1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그러나 기상학자들은 물리적 법칙에 기반한 기상 모델을 버리고 데이터 패턴에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기상청이 사용하는 수치예보란 대기의 운동과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물리학 방정식을 슈퍼컴퓨터로 풀어 미래의 기상을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데이터가 풍부하고 컴퓨터 성능이 강력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대기의 움직임은 규칙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서 예측이 100%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연구진은 우선 위성과 레이더, 지상에서 측정한 기상 데이터 40년치(1979~2017)를 학습해 기상 흐름의 유형을 식별하는 훈련을 했다. 이를 통해 기압과 바람, 온도와 습도 같은 기상 변수 간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그래프캐스트는 여기서 파악한 기상 패턴을 토대로 6시간 간격의 두 시점(현재와 6시간 전)에 100만곳이 넘는 지점에서 수집한 실제 기상 관측값을 분석해 6시간 후의 날씨를 예측한다. 이어 이 예측치를 다음 6시간 후의 예측 데이터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향후 10일간의 날씨를 예측한다.



연구진이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데이터로 이 과정을 수행해 10일 예보를 완성해 비교한 결과, 90% 이상에서 기상청의 수치예보 방식보다 더 정확한 예보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고도에선 정확도가 99.7%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또 폭염이나 한파 같은 기상이변에 대한 예측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중기예보센터의 매튜 챈트리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이전엔 인공지능을 기존 수학적 모델을 보완하는 도구로만 생각했는데, 지난 18개월 동안 인공지능이 독립적으로 기상예보를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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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마인드 연구진이 개발한 기계학습 기반 일기예보 모델 \'그래프캐스트\'의 작동 과정. 데스크톱 컴퓨터로 불과 1분도 안돼 예측 결과를 내놓는다. 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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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의 혁명 시작” 평가 속 데이터 편향 우려도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장점은 예보에 드는 에너지 비용을 줄이면서도 예보 능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는 유럽기상청의 고해상도 일기예보(HRES)를 완성하는 데는 슈퍼컴퓨터로 몇시간이 걸리지만, 그래프캐스트로 피시를 사용할 경우 10일간의 예보를 만드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실제 운영 모델을 만들려면 더 많은 작업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내 생각으론 일기예보 생산 방식에서 혁명이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기상학자들은 일기예보를 인공지능에 맡기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이안 렌프루 교수는 딥마인드의 그래프캐스트에는 ‘데이터 동화’(Data Assimilation)라는 데이터 정렬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동화란 기상 관측 데이터와 수치 예보 모델의 정보를 비교해 데이터간의 불일치를 해결한 뒤 컴퓨터에 집어넣는, 일종의 데이터 순화 작업이다. 현재의 그래프캐스트는 이런 기능이 없어, 기상청의 데이터 동화 작업을 거친 데이터를 사용해야만 한다. 데이터 동화는 보통 예보 시스템에서 컴퓨터 작동 시간의 절반에서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아디티야 그로버 교수(컴퓨터과학)는 네이처에, 인공지능이 예측 결과를 내놓기까지 어떤 작업 경로를 거치는지 알 수 없는 점도 인공지능 예보의 신뢰성을 흔드는 요인이며 훈련 데이터가 편향을 증폭시킬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중기예보센터의 챈트리는 “아직은 실험 중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대신 기존 방식으로는 잘 하기 어려운 특정 유형의 날씨 예측, 예컨대 몇시간 내의 강우량 등에 관한 예측 능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계학습 방식의 예보를 실제 기상 예보에 사용하려면 앞으로 2~5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126/science.adi2336



Learning skillful medium-range global weather forecasting.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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