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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비중을 확대하며 이자 이익 증가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 9월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조하며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확대에 제약이 생겼다. 인터넷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지만 신용대출만으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관리하기 어려워 고민에 빠졌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793억원으로 전년 동기(2025억원) 대비 약 37.9% 증가했다. 대출성장이 당기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여신 잔액은 3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5000억원) 대비 9조6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3분기 기준 주담대 잔액은 8조원으로 전 분기(5조5000억원)에 비해 2조5000억원 늘어났다.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256억원) 대비 약 48.4%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이자 이익과 비이자이익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케이뱅크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인 약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케이뱅크 역시 주담대 확대가 이자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케이뱅크의 3분기 여신 잔액은 12조81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700억원) 대비 31.0% 늘었다. 특히 전체 여신 중 주담대 비중이 지난해 3분기 말 19.9%에서 올해 3분기 말 32.9%로 확대됐다.
인터넷은행은 신용대출 규모를 늘리면 그만큼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대출을 더 많이 내줘야 한다. 한해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부실채권도 늘어나 연체율이 높아진다. 반면 주담대는 주택을 담보로 한 만큼 안정적인 대출로 분류된다. 연체가 발생해도 주택을 경매로 매각하거나 정부 기관의 대위변제를 받으면 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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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주담대 확대를 지목하며 앞으로 인터넷은행의 대출성장이 불투명해졌다. 금융 당국이 지난 9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라는 인터넷은행의 설립취지를 강조하며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나선 바 있다. 금융 당국 압박에 인터넷은행도 주담대 문턱을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50년 주담대 상품에 연령 조건을 신설하고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대출성장에 제약이 생기며 올해도 중·저신용자 목표 비중을 맞춰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말까지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 중·저신용자 비중을 맞춰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8.7%로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 중 중·저신용 대출을 1.3%포인트를 늘려야 한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6.5%로 4분기 중 중·저신용 대출을 5.5%포인트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대 주주인 카카오가 최근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졌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 법인에 대한 유죄가 확정돼 벌금 이상 형을 받게 되면 지분 일부(10% 초과분)를 강제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금융 당국이 반기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는데 금융사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주담대가 대출성장을 견인했으나 그 외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도 건전성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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