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에이아이(Open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지난 6월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케이(K) 스타트업 오픈에이아이를 만나다’ 행사에서 들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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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지피티’를 내놓으며 세상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미국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전격 퇴출당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올트먼이 다시 복귀한다란 유력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가 철회되는 등 복귀설도 파다하다.
올트먼의 퇴출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오픈에이아이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다. 이 회사의 이사회는 “샘 올트먼이 최고경영자직을 사임하고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올트먼 사임은 이사회의 신중한 검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올트먼이 이사회와의 소통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의 책임 수행 능력을 저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도 덧붙였다. 올트먼과 이사회 간의 ‘어떤’ 불협화음이 그의 사임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회사 쪽이 올트먼의 해임 배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여러 추측과 해석이 쏟아졌다. 그중 하나가 ‘모든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올트먼이 훼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영리단체인 오픈에이아이의 성격과 걸맞지 않게 올트먼이 ‘수익화 추진’에 나선 게 해임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올트먼이 새로운 인공지능 벤처기업 설립이나 투자 유치 활동을 한 정황은 뚜렷하다. 한 예로 지난 9월 로이터 통신은 올트먼이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새로운 인공지능 기기 개발을 논의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를 지원받아 ‘에이아이의 아이폰’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픈에이아이가 올트먼 해임 직후 내놓은 발표는 이번 사태의 뿌리가 좀더 깊은 곳에 닿고 있다는 해석으로도 이어진다. “(오픈에이아이는) 인류를 해치거나 권력을 과도하게 집중시키는 에이아이 또는 일반인공지능(AGI)을 활성화하는 것을 피하고, 에이지아이(AGI)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오픈에이아이 성명)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런 시각에 바탕을 둔 기사를 내놨다. 이 매체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오픈에이아이의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올트먼이 자사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아이티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도 이사회가 올트먼이 추진하는 사업이 오픈에이아이의 가이드라인을 넘어 사회의 안전을 희생시킬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올트먼은 이번 해임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꺼리고 있다. 그는 해임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오픈에이아이에서의 시간을 사랑했다. 무엇보다 재능 있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았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오픈에이아이는 2015년 12월 샘 올트먼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인공지능 분야 석학인 제프리 힌턴의 수제자 일리야 수츠케버 등이 함께 만든 회사다. 지난해 챗지피티를 내놓으며 기업가치가 860억달러(약 111조5천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트먼 후임으로는 미라 무라티 오픈에이아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임명됐다. 무라티는 “책임감 있고 안전한 방식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트먼 해임 사태가 어디로 튈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픈에이아이에 130억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해임 결정 공개 직전에서야 그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자들이 해임 결정을 취소하도록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는 최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때 올트먼 복귀 소식을 전했다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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