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팔자” 속 2차전지 순매수
실적 부진에도 반등 기대감 반영
외국인은 반도체-환율 긍정 평가
펀더멘털 우려에 2차전지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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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전격 시행된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3조 원 가까이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에 대한 투심이 크게 엇갈렸다. 개인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2차전지 관련주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개인들이 던진 반도체 물량을 대부분 받아내면서 2차전지 주식은 팔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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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6일부터 17일까지 국내 주식 2조904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들은 삼성전자(―1조9302억 원), SK하이닉스(―2413억 원) 등 반도체주를 대거 팔면서 2차전지 관련주인 POSCO홀딩스(+3041억 원), 포스코퓨처엠(+2536억 원), 에코프로머티(+2378억 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 실적이 비교적 좋지 않았음에도 개인들이 향후 2차전지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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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로 달려간 ‘동학개미’들과 달리 외국인의 투심은 반도체로 향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2조7775억 원어치 사들였는데 순매수액의 66%가량이 삼성전자(+1조3895억 원), SK하이닉스(+3416억 원), 삼성전자우(+669억 원), 한미반도체(+436억 원) 등 반도체 관련주였다. 반면 POSCO홀딩스(―2829억 원), 포스코퓨처엠(―2383억 원) 등 2차전지주는 무섭게 팔아 치웠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2차전지 관련주였다.
공매도 금지 이후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한 대량의 ‘쇼트커버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들을 봤을 땐 쇼트커버링보단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국내 주식을 크게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에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흐름에도 2차전지만큼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의 3분기(6∼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3% 감소했다. 2차전지의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둔화하면서 관련 기업들 역시 투자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지고 ‘묻지 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 있을 미국 대선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여전히 증시 변동 폭은 큰 상황”이라며 “특히 2차전지 종목은 아직도 고평가되어 있는 종목들이 많아 개인들은 막연한 믿음보단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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