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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오픈AI 떠난 '챗GPT 아버지' 올트먼…"승자는 더 강력해진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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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주가 상승…전문가들 "MS가 오픈AI 쉽게 합병한 것과 같아"

"오픈AI는 붕괴할 수도"…AI 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은 불분명

연합뉴스

샘 올트먼(왼쪽)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로 챗GPT를 탄생시킨 샘 올트먼(38)이 이사회의 최종 해임 결정으로 오픈AI를 완전히 떠나게 됐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정보통신기술(IT)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전 오픈AI 이사회 의장이자 공동창업자)이 동료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해 새로운 AI 연구팀을 이끌게 된다는 소식을 공유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썼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17일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해임을 발표한 이후 사흘간의 혼돈 끝에 올트먼의 MS 행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MS가 가장 큰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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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MS의 올트먼 영입은 오픈AI를 규제 없이 인수한 효과"

현지 매체들은 오픈AI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에서 진정한 승리는 MS로 돌아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MS는 오픈AI 사태의 유일한 승자"라며 "나델라가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제목으로 올트먼의 MS행(行)을 전했다.

MS는 오픈AI에 2019년부터 총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다른 투자자들도 있는 상황에서 오픈AI를 전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할 수 없었다. 또 오픈AI를 비영리 이사회가 지배하고 있어 MS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사태로 오픈AI가 타격을 입게 되면 MS가 오픈AI 투자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올트먼을 비롯해 오픈AI의 핵심 기술팀을 직접 고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대가를 지불하는 셈이라고 테크크런치는 분석했다.

MS가 오픈AI 회사 전체를 인수·합병할 때 겪어야 하는 많은 규제 장애물과 싸울 필요 없이 핵심 지도부의 기술과 전략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올트먼 산하의 MS AI 그룹에는 GPT-4 책임자 야쿱 파초키, 오픈AI의 주요 연구원 사이먼 시도르 등이 합류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여기에는 챗GPT 등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도 포함될 수 있다고 경제매체 CNBC는 보도했다.

테크크런치는 "MS가 나중에 훨씬 더 높은 가격에 훨씬 더 많은 규제를 뚫고 사들여야 하는 것을 일찍 손에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기술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도 이날 "올트먼과 브록먼이 MS에서 AI를 운영하면서 이제 MS는 AI 개발에서 더욱 강력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벤처하이웨이의 아비랄 바트나가르도 이날 엑스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제 사티아 나델라가 왜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기술 CEO 중 한 명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트먼을 계속 보유하고 가능한 한 깔끔한 전환을 이루면서도 오픈AI를 파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역시 "지난 주말 나델라만큼 반전을 이룬 사람은 없었다"며 "MS는 올트먼을 비롯해 오픈AI의 유능한 연구원들을 영입할 수 있게 됐고,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라면 누구나 투자하려고 줄을 섰을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소의 100%를 사실상 소유하게 됐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도 이런 평가가 대세를 이루면서 MS 주가는 이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전 거래일보다 2.0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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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오픈AI의 미래와 AI 경쟁자들의 득실은?

올트먼이 떠난 이후 오픈AI는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오픈AI 전체 직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500명이 이사회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이들은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떠나겠다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직원들의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는 사실상 해체되는 셈이다.

특히 직원들은 한창 진행 중이던 우리사주 매각 계획이 무산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에 알려진 우리사주 매각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2천983억원)에 달했다. 이는 직원들이 보유 주식을 높은 가격에 현금화할 기회였으나, 올트먼이 떠나고 회사 가치가 추락하면서 주식 매각이 어려워지게 됐다.

테크크런치는 "충격적인 이사회 결정으로 올트먼이 축출되면서 오픈AI는 완전히 붕괴하는 과정에 있다"고 표현했다.

NYT도 "이번 사태의 명백한 패배자는 오픈AI 그 자체"라며 최고의 리더가 사라지고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올트먼이 오픈AI를 떠난 것이 생성형 AI 개발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다른 기업들에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구글이나 메타 같은 회사들이 오픈AI를 이탈하는 핵심 인력을 빼갈 수 있다면 일부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은 올트먼의 합류로 더 강력해진 MS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 올트먼은 이제 AI 개발에 신중할 것을 강조하는 오픈AI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됨에 따라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이는 경쟁사들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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