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는 은둔 이전에 '학폭·따돌림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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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사회적 고립과 은둔을 택하는 이유는 주로 인간관계 형성의 어려움, 따돌림과 학교폭력, 가정 내 돌봄 부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과 상담한 경험이 있는 상담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로, 은둔 청소년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다.
차주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복지연구부장은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소속 청소년 상담사 24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은둔에 대한 이해 정도, 상담 청소년 및 부모의 현황을 조사해 21일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대응방안' 포럼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①3개월 넘게 ②지적장애나 정신질환 없이 ③대부분 집이나 방에서만 머무르며 ④학업이나 취업 활동을 하지 않고 ⑤가족 이외의 사회적 접촉이 거의 없는 9~24세를 은둔 청소년으로 정의했다.
조사에 응한 상담사 가운데 58.3%(140명)는 은둔 청소년을 상담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이 접한 청소년의 은둔 유형(복수응답)으로는 '방에서는 나가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75.7%)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은둔 기간은 3개월 이하가 49.6%, 3개월 초과~6개월 이하가 37.5%였다. 1년 넘게 은둔한 비율은 12.9%였다.
상담사들이 파악한 바로는 청소년이 은둔하는 이유(복수응답)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서'(86.4%),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학교폭력 등을 경험해서'(65.0%), '가정문제로 인한 돌봄의 부재, 양육 태만 때문에'(52.9%) 순으로 많았다. 학업문제(27%)나 취업문제(9.3%)로 인한 은둔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은둔 청소년은 은둔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65.7%)거나 '부모에게 맞거나 모욕당한 적이 있다'(46.4%)고 상담사들은 밝혔다. 청소년이 사회적 고립을 선택하고 고집하는 과정에 학교 및 가정 폭력이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부모가 자녀의 은둔을 늦게 인지한 이유로 상담사들이 가장 많이 든 것은 '일시적 문제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19.7%)이었다. 그런 만큼 청소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오려면 가족 단위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상담사들의 공통적 의견이었다. 은둔 청소년의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는 '은둔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71.7%)이 꼽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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