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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김정은, 러 우주기지 가더니…"北정찰위성, 러시아가 기술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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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북러 정상회담의 성과라는 미국 싱크탱크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대가로 위성 기술을 직접적으로 제공한 결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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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오후 10시 42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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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22일(이하 각 현지시간) 긴급현안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러시아 지원이 가져온 직접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 사실 자체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북한이) 군사 위성 기술과 우주 프로그램 측면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명확히 보여줬다"며 "북한의 앞선 두 차례 발사가 실패했던 점은 러시아의 지원과 발사 결과 사이에 강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한국의 독자 위성 발사에 앞서 정찰위성 성공을 발표하기 위해 현시점에 발사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국은 오는 30일 미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첫 독자 정찰위성 발사에 나선다. 이들은 "북한이 한국에 대한 경쟁심리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5월에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누리호 발사 엿새 전 첫 위성 발사에 나선 바 있다"고 짚었다.

이번 발사가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들은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함으로써 식량과 연료 지원뿐 아니라 군사 위성 기술과 핵잠수함, 탄도미사일 등 기타 첨단 군사 기술도 제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CSIS 산하 북한 전문사이트 비욘드패럴렐의 위성 사진에 따르면 북러 정상회담을 전후해 나진항과 두만강 등 접경지역에 전례 없이 많은 무기 이전 및 기타 무역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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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 참관을 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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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현재 북한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는 10개 결의안 모두 집행할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제재에 반대할 것이며, 이는 비확산 체제 및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큰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을 통해 한반도 지역에서의 한국과 미국의 군사 활동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는 북한이 생존 가능한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데 진전이 될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한 한미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 한반도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한미일 3국이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협의를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7개국(G7)과 같은 차원의 성명 및 제재 정책 조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7 외교장관들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정찰위성) 발사를 가장 강력한 말로 비난한다"며 "지역 안팎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때때로 북한의 도발은 미국과의 외교를 재개할 기회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라며 "북한은 내년 미국 내선을 기다리고 있으며, 북한의 외교 판은 이미 러시아 및 중국과의 새로운 협력으로 채워져 있다. 북한이 보내는 부정적 신호를 보면 남북 대화의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이 발사체 자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회담 이후 북한이 설계도와 1·2차 발사체 관련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분석 결과를 제공한 정황을 확인한 것 등으로 미뤄볼 때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23일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보고됐다고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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