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공매도 금지된 지 언젠데…에코프로비엠 공매도 더 늘었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는 조치가 시행된 지 3주 가량이 지난 가운데 일부 대형 이차전지주의 공매도 잔고가 오히려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공매도 투자자들이 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망설이는 가운데 공매도 금지 대상에서 빠진 시장조성자 증권사들의 공매도 매물이 쌓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주 중에서 오랜 기간 공매도의 타깃이 됐던 셀트리온은 강한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가 벌어지면서 공매도 금지 조치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양극재업체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 전면 금지조치 시행 직전인 지난 3일 504만8164주에서 지난 21일 533만5589주로 5.69% 증가했다.

에코프로비엠 뿐만이 아니다. 에코프로그룹의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에이치엔 역시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가 1.51% 늘었다.

지난 3일 기준 코스닥 공매도 잔고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을 포함해 KH바텍, 더네이처홀딩스 등 4곳의 공매도 잔고가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POSCO홀딩스의 공매도 잔고는 1.94%, 포스코퓨처엠은 0.72%, 명신산업은 14.70%나 공매도 잔고가 커졌다. 세 종목 모두 시장에서는 이차전지 관련주로 언급되는 곳들이다.

신규 공매도 투자가 전면 금지됐음에도 이들 이차전지주의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은 시장조성자로 지정된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의 예외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12거래일 동안 일 평균 39억원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POSCO홀딩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일 평균 58억원이었다. 모두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매물이다.

시장조성자는 거래가 부진한 종목에 대해 매수·매도 호가를 내면서 원활한 거래를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시총 1위, POSCO홀딩스는 코스피 시총 5위에 해당하는 대형 종목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의 탈을 쓴 공매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공매도 청산이 활발히 일어나는 종목들의 윤곽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나투어(-42.19%), SKC(-33.59%), 코스모화학(-32.36%) 순으로 공매도 잔고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고 코스닥은 주성엔지니어링(-45.86%), 레고켐바이오(-31.25%), 레인보우로보틱스(-30.28%) 순이었다.

매일경제

셀트리온의 최근 1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이차전지주가 대세로 떠오르기 이전 공매도와 관련해 가장 잡음이 많았던 셀트리온그룹주의 공매도가 크게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3일 355만6073주에서 지난 21일 247만9631주로 30.2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3.98%, 셀트리온제약은 39.38%나 줄었다.

공매도 상환을 위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도 우상향 중이다. 지난 3일 이후 셀트리온그룹주의 주가 상승률을 보면 셀트리온이 12.80%, 셀트리온헬스케어 11.01%, 셀트리온제약 29.8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5.58%, 코스닥 수익률 4.21%를 2배 이상 앞질렀다.

이는 공매도 금지 조치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작업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는 12월 28일을 기점으로 통합 셀트리온으로 합병된다.

이를 위해 내달 18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4주 가량 거래가 정지된다. 이 사이 배당 기산일도 있는 만큼 거래정지 이후까지 공매도 포지션을 안고 가기보다는 청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전지 업종 등 일부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은 상황은 공매도 금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상환 기간이 길게 남은 투자자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AI, 제약·바이오 등 개인투자자 선호가 높고 투자심리가 훼손되지 않은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