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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전문가 진단] '불패' 강남·서초 집값 먼저 흔들렸다 "조정기 진입"... "하락 이어질 것 vs 일시적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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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상승세 19주만에 꺾여··· 강남·서초 상승세 꺾이며 '변동 장세' 나타내

"반등세 탄 가격에 대한 피로감, 관망세 접어든 시장 복합 작용"

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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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값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하락세 이후 세종·서울을 시작으로 반등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매물이 쌓이고 상승 여력이 떨어지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19주 만에 오름세를 멈췄다. 특히 서울에서도 '부동산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구가 하락으로 전환되고 서초구 역시 보합권에 접어드는 등 급변하는 모습을 보이며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주택경기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시장에 ‘2차 하락 조정기’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요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가격이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나오는 데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13만건에 육박해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26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최근 변곡점을 맞은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다수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량과 수요자 심리가 맞물려 있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가 줄어드는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변동 폭이 작은 '소(小)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10월 거래량이 2000건 정도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요자들이 집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대체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잠정치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지역이 있었다. 기존 잠정 지수 변동보다 방향성이 마이너스로 나온 것들이 많았다는 게 현재 시장을 조정기로 볼 수 있게 하는 근거 중 하나"라며 "과거 침체기 이후 급속도로 반등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집을 매수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23일 한국부동산원이 11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0%로 전주(0.02%) 대비 보합으로 전환됐다. 지난 7월 셋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19주 만이다.

무엇보다 올해 초 반등세와 함께 가장 먼저 상승했던 ‘강남 3구’ 중 강남구와 서초구 집값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어 현재 부동산 시장 변동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강남구는 0.02% 하락해 지난 4월 셋째 주 조사 이후 31주 만에 하락했고 서초구는 보합(0.00%)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러한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0.03%로 전주(0.05%)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내년 부동산 경기에 대한 관망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 원동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쌓이는 아파트 매물···두 달 새 4000건 가까이 증가

서울 아파트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물은 이달 26일 기준으로 7만8022건을 기록해 두 달 전 7만4044건(9월 26일 기준)보다 5.3%, 매물 수로는 4000건 가까이 증가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1237건 증가한 수치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지금 사정이 안 좋고 소득 대비 집값이 워낙 비싸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구나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없어지며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도 "이미 지난 5월부터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규제 지역에서 가격이 오르면서 그때부터 더블딥(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 현상)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현 상황에 대해 하락과 상승이 반복되는 부동산 시장 사이클 중 한 측면일 수 있다고 봤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부동산 시장 추세는 큰 흐름으로 봐야 한다. 당장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하락장에 돌입했다고 보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시장 내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인 수출·경기 회복세가 내년엔 회복된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어 부동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하락 조정기라기보다는 보합세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본다. 급락 장세가 또 이어지기보다는 하락 흐름이 지속되는 정도"라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지금 상태는 일시적인 숨 고르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보합세가 강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지금은 가격이 떨어질 분위기는 아니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김슬기·신동근·박새롬 기자 ksg4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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