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경 인근에서 포격 훈련하는 중국군 [CC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방콕=연합뉴스) 정성조 강종훈 특파원 = 중국이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하고 있는 미얀마 접경지대에서 대규모 전투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미얀마 해군과는 별도 합동 훈련까지 진행한다.

28일 중국중앙TV(CCTV)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육군 부대는 미얀마 접경의 중국 영역인 윈난성 망스시와 루이리시, 헝마현 등 지역에서 지난 25∼27일 신속 기동, 국경 봉쇄, 화력 타격 등 작전 능력을 점검했다.

CCTV가 전날 밤 공개한 영상을 보면 중국군은 육군 보병과 전투차량을 줄지어 이동시킨 뒤 전개했고, 포와 박격포 사격 등을 했다. 레이더 탐지를 통해 사격 지시를 하는 장면도 담겼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미얀마 국경 실탄 훈련에 곡사포와 대(對)포병 레이더(적의 발사체 궤적을 계산해 표적 지점을 탐지하는 레이더)를 배치했다"며 "이는 이웃 국가에서 무장 충돌이 벌어지는 가운데 국가 주권과 국경 안정성을 수호하는 전투 역량을 점검하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에 인접한 미얀마 북부에서 무장 충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 24일 중국 국경에서 불과 5㎞가량 떨어진 미얀마 북부 샨주 라우카이에서 중국인들이 떠나야 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장쥔서는 "화력 타격 훈련은 중국 영토에 침입하려는 적대적 무장 세력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관련 당사자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억지력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중국은 이와 별도로 미얀마 해군과 합동 훈련도 실시한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은 양국 해군 합동 훈련을 위해 중국 함정 3척이 이날 미얀마 틸라와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구축함, 호위함, 보급선과 병력 700명을 파견했다고 군정은 설명했으나 훈련 개시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과의 훈련 발표는 군정 전복을 목표로 하는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대규모 공세를 둘러싼 양국 관계 긴장 국면에서 나왔다.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중국은 군정을 지지해왔으나 최근 교전이 격화하면서 양국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 4일 미얀마군의 오폭으로 중국 영토에 포탄이 떨어져 중국인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치자 중국 정부는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지난 19일 친군정 시위대가 중국이 소수민족 무장단체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중 집회를 열었다.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중국의 암묵적 지원이 없었다면 무장단체들의 공격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군부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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