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천하삼분지계' 설파…동남아·아랍권과 연대 필요성 강조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 |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미래에 독자적 인공지능(AI) 시스템 보유 가능국으로 한국과 미국, 중국을 꼽았다.
이 총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주최로 개최된 '제21회 런앤그로우(Learn&Grow) 포럼' 강연을 통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삼국지 조조·손권이 양분한 세상에서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에 따라 유비의 촉나라가 세워졌던 것처럼, AI 산업도 한국이 주도하는 천하삼분지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세계의 디지털 판도는 독자적 포털 보유 국가를 기준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이라며 "우리는 이미 세계 3대, 4대의 디지털 국가"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독자적 AI 시스템의 보유 조건으로 기술력(인력)·자본력, 시장을 꼽으며 한국이 세계 선두의 A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본력과 시장을 극복할 방안으로 동남아시아·아랍권 국가와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
동남아시아가 중국을 견제하고, 아랍권이 미국을 견제하는 정세를 이용해 동남아·아랍과 손을 잡고, '분산 AI 시스템'을 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총장은 "동일한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언어로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연대를 만들 수 있다"면서 "10억 명의 인구만 확보하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21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런앤그로우 행사서 강연하는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
이날 강연에서 이 총장은 AI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AI는 미래에 '유사 자아의식'을 가질 것"이라며 "자의식을 가진 AI가 나타나면 인간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새 질서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휴머니즘, 인본주의 사상에 대한 도전"이라며 "따라서 인간 중심 사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위기를 인식하고, 문명의 발전에 대한 주도권 유지를 위해 인문학 연구를 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21세기에 인문학과 휴머니즘을 무시하면 도구가 사상을 지배해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평화가 깨지고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인문학(휴머니즘) 연구뿐 아니라 AI 통제 기술 개발의 중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AI 통제 기술을 음주운전 단속에 비유하며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하고, 음주운전 측정기가 없으면 안 되듯이, AI 통제 기술 연구·개발에 소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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