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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서울의 봄' 엔딩 이후 80년대 실제 대학가 담은 독립애니 최초 극장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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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까지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개최

80‧90년대 독립 애니 태동기 재조명

1980~1990년대 독립 애니메이션에 담긴 시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달 30일 개막해 이달 8일까지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리는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한국 초기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 6편을 발굴‧상영한다. ‘엘리멘탈’(723만, 이하 누적 관객 수) ‘스즈메의 문단속’(557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476만) 등 올해 국내 흥행 5위권에 해외 애니메이션이 3편이나 포함된 상황에서 우리 애니메이션의 시작점을 돌아본다는 의미가 크다.



영화 '서울의 봄' 시대 대학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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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소 '장산곶매' 대표 이용배 감독의 애니메이션 '와불'. 전남 화순 운주사에 전해오는 설화에 민중의 열망을 담았다.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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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제는 2018년부터 한국영상자료원과 손잡고 독립영화 유산을 발굴‧재조명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을 개최해왔다. 올해 주제는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 시대의 소묘’.

기성 영화의 대안으로 제시된 첫 독립 애니메이션으로 꼽히는 만화가 겸 조형예술가 최정현 작가의 단편 3편이 우선 눈에 띈다. 최근 흥행 중인 영화 ‘서울의 봄’이 그린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 이후 1980년대 대학가 분위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당시 대학가에 ‘반쪽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던 최 작가가 신군부 당시 시대상, 학생 열사의 죽음 등을 기록한 ‘방충망’(1983) ‘상흔’(1984) ‘그날이 오면’(1987) 세 편이 상영된다. 모두 8㎜ 필름 애니메이션으로 30여 년 만에 공개돼 첫 극장 상영되는 것이다.



역사 수난 망나니·도깨비로 그린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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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훈, 한혜진 감독의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는 거장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의 주요작품을 악몽을 꾼 사내의 일상에 빗대에 상상을 펼쳤다. 애니메이터들이 하청으로 부분화한 작업에서 탈피해 작가, 감독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이다.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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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애니메이션 운동에서 가장 인상적인 출발점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와불’(1991)도 볼 수 있다. 영화 ‘파업전야’(1990)로 유명한 제작소 장산곶매 대표 이용배 감독이 당시 애니메이션 하청‧기획, 실사영화 제작‧배급 등 경험을 총망라한 작품. 신라 말기에 창건돼 고려 시대까지 수많은 석불‧석탑이 조성된 전남 화순 운주사의 와불이 소재다. 하룻밤에 천불천탑을 세우면 천지가 개벽해 민중의 세상이 된다는 설화를 토대로, 망나니‧도깨비 등 토속 이미지로 표현한 역사 수난 속 꺾이지 않는 민중의 염원을 그려냈다.



애니 하청 탈피한 90년대 작가·감독 탄생작들



김현주 감독의 ‘오래된 꿈’(1994)은 춥고 어두운 겨울 저녁 한 소년이 날린 종이비행기가 중년 남성, 청소부를 거쳐 희망의 불씨가 되는 여정을 그렸다. 사회성이 짙은 당대 창작 애니메이션과 차별화한 동화 같은 상상력으로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우수작품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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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독립영화제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8일까지 서울 CGV압구정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공식 포스터.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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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훈‧한혜진 감독의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는 영국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주요작을 소재로, 히치콕을 빼닮은 남자가 악몽에서 깨어나 겪는 이상한 일상을 그렸다. 하청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작가‧감독으로 재탄생한 계기가 된 작품이다. 이후 두 감독이 차린 제작사 ‘연필로 명상하기’는 ‘소중한 날의 꿈’(2011) ‘소나기’(2017) ‘무녀도’(2021) 등을 만든 한국 애니메이션 명가로 자리 잡았다.

2일 오후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시네토크도 열린다. 6편을 모두 상영한 후 최정현‧이용배‧안재훈 감독이 작품에 관해 이야기한다. 독립영화 아카이브전 상영작 인터뷰는 구술사 책자 『다시 만난 독립영화 vol.6』와 유튜브‧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30일부터 9일간…개막작 '신생대의 삶'



국내 최대 경쟁 독립영화제인 서독제는 지난달 30일 개막작 ‘신생대의 삶’ 상영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 주제 말은 ‘디어 라이프(Dear Life)’다. 동시대의 의미를 묻고, 영화로 소통하는 삶을 통해 오늘을 무사히 버텨가자는 의미다. 올해는 출품작 1374편 중 130편(단편 87편, 장편 43편)이 관객을 만난다. 출품작 수가 지난해에 비해 200편가량 줄어든 데 대해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코로나19 지원 사업으로 진행해온 ‘숏폼 사업’이 중단됐고 최근 몇 년간 영화제가 많이 폐지되면서 영화제를 통한 단편 영화들의 상영 기회가 축소됐다. 영화제를 통한 제작 지원도 감소하면서 단편 제작 편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금 규모가 1억원으로 확대된 시상 부문은 본선 단편 경쟁 29편, 본선 장편 경쟁 13편, 새로운 선택 부문에서 장‧단편 21편이 경합한다. 본선 장편 경쟁 심사위원은 연상호 감독, 배우 예수정, SLL(스튜디오 룰루랄라) 산하 제작 레이블인 앤솔로지 스튜디오 최재원 대표가 맡았다.



60초 독백 연기로 새 얼굴 발굴



올해 6회째인 새 얼굴 발굴 부문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은 기획자 겸 심사위원 권해효 배우가 배우 조윤희‧김종수‧류현경, 변영주 감독, 장건재 감독과 함께 심사한다. 역대 최다 지원자 2940명 중 본선 진출자 24명이 4일 아이러브아트센터에서 60초 독백 연기를 선보인다.

올해 서독제는 독립영화와 배급사를 연결하는 ‘독립영화 매칭 프로젝트: 넥스트 링크’, 창작 과정과 고충을 들여다보는 토크 ‘창작자의 작업실’, ‘창작자 포럼’, 관련 제도와 환경을 다루는 ‘정책포럼’ 등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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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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