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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목)

또 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여야 쌍특검 대치로 순탄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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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장 탄핵소추 등 대결 국면에 올해도 시한 못 지켜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 충돌 불가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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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올해도 넘겼다. 예산안에 대한 입장차가 큰 데다 여야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를 둘러싼 대결에 집중하며 예산안이 뒷전으로 밀린 탓이다. 국회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을 도입해 12월2일에는 다음 연도 예산안을 처리하도록 정했지만 스스로 이를 형해화하고 있다. 앞으로 여야는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국정조사, 각종 인사청문회 등으로 판판이 맞붙을 예정이다.

여야는 3일 서로를 향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11월30일과 12월1일 예산안 처리를 위해 잡힌 본회의마저 본질을 흐린 채 탄핵으로 얼룩지며, 결국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게 됐다. 방탄이 최우선이다 보니 예산안 역시 ‘이재명표 예산’에만 집중된다”고 밝혔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당이라는 사람들이 방송 장악을 위해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지키겠다고 일하는 국회를 무력화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지난 20년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단 두 차례만 지켰다. 2014년과 2020년이다. 지난해엔 12월24일에 예산안을 처리했다. 법정 기한을 3주나 넘긴 시점으로,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여야 대립 구도가 점차 악화하면서 처리 시점도 늦어지는 셈이다.

이미 법정 기한을 넘긴 올해 예산안 처리도 난망한 상태다. 예산안 자체에 대한 입장차가 크고, 여야가 대립할 정쟁 소지가 큰 이슈가 여럿 남아 있어서다.

정부·여당은 청년일자리, 원전, 소상공인·신생아 출산가구 저리융자 등 예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내일채움공제 청년일자리, 새만금 지원, 지역사랑상품권, 청년 3만원 패스 예산 등을 중요하게 본다. 국민의힘은 이 예산 중 일부가 ‘이재명표’ 예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맹비판하며 복구를 촉구하고 있다.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자신들이 만든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단독으로는 예산 삭감만 가능하다. 헌법상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 예산을 증액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각종 정치 현안도 예산안 협상을 가로막는 난관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날인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본회의 일정이라 법안 상정결정권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달려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8일에 처리하지 못해도 오는 22일이 넘어가면 쌍특검법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민주당은 또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민주당의 습관성 ‘묻지마’ 탄핵과 막가파식 특검 폭주로 국회의 정상 기능이 마비되고 국정운영 발목잡기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개각으로 장관 등의 인사청문회도 여러 차례 예정돼 있다. 후임 방통위원장 인선을 두고도 대립을 피할 수 없다. 국회에서 여야가 싸울 일정이 즐비한 상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여야 간 정쟁 이슈들이 마무리되는 12월 말쯤에나 예산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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