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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생성형AI 시대 … 결국엔 '똘똘한 데이터'가 경쟁력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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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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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챗GPT가 지난달 30일로 출시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은 우리 일상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며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정보 수집, 보고서 작성 및 요약 등 업무를 손쉽게 처리하고, 자신이 원하는 그림과 음악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처럼 AI 기술의 방향은 단순한 텍스트는 물론이고 음성,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기술 기업도 'AI 퍼스트'를 외치며 AI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린다. 정부도 국가 차원에서 AI 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양질의 데이터가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세상의 흐름을 바꾼 변곡점이 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챗GPT가 등장한 지난해 400억달러(약 51조5640억원)를 기록했고, 2032년까지 연평균 42%씩 급성장해 1조30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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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도 상당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지난 6월 발간한 '생성형 AI의 경제적 잠재력'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세계 경제에 연간 2조6000억달러(약 3429조4000억원)에서 최대 4조4000억달러(약 5803조6000억원)까지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측됐다. 맥킨지는 "고객 서비스, 마케팅·세일즈,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생성형 AI 도입 효과가 클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AI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고, KT는 초거대 AI인 '믿음'을, 카카오는 '코GPT 2.0'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도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형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다양한 AI 응용 서비스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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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생성형 AI 시대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양질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방한한 커티스 G 노스컷 클린랩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컴퓨터에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고품질'의 AI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스컷 CEO는 생성형 AI의 환각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새로운 AI 학습 방법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AI 전문가다. 그는 앞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이 AI 기술 제고 차원에서 데이터 품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부도 생성형 AI 기술 경쟁력 확보하고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각종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민간의 초거대 AI 개발과 고도화를 지원하는 정책을 골자로 한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AI 학습용 데이터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는 초거대 AI 학습용 데이터인 '고품질 말뭉치 데이터'를 구축하고 2027년까지 'AI 허브'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과 민간 간 AI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업스테이지와 손잡고 한국형 오픈 LLM 모델 평가 시스템인 'Open-Ko LLM 리더보드'를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글로벌 LLM 모델 평가 플랫폼인 '허깅페이스 오픈 LLM 리더보드'의 한국 버전이다. 이에 대해 NIA 관계자는 "출시 두 달여 만에 리더보드에 등록된 모델이 530개를 넘어갈 정도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회사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며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어 LLM 성능 평가 시스템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국내 LLM 연구개발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NIA는 대규모 AI 학습용 데이터를 'AI 허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대화형 AI 서비스 개발 업체 스켈터랩스는 'AI 허브'의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성형 AI 기술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 6월 출시한 'BELLA QNA'는 LLM과 기업 데이터를 넘나들며 동작하는 QnA 챗봇 솔루션으로, 직관적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웹사이트나 각종 문서, 외부 접근이 불가능한 내부 정보 등에 대해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챗봇 솔루션이다. 초거대 AI 언어모델에 스켈터랩스의 자체 기술력을 접목해 개발한 서비스로 차세대 LLM과 생성 AI 활용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대표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최근 나라지식정보 산하 나라AI필름이 생성형 AI 기술로 만든 영화 'AI 수로부인'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시놉시스, 시나리오 작성부터 2500여 장의 이미지 생성, 영상 제작, 자막 및 대사, 배경음악 생성, 영상 리터치에 이르기까지 관련 작업을 50여 개의 AI 모델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영화라는 데 의미가 있다. 나라지식정보 관계자는 "자체 개발 중인 멀티모달 AI 모델 영화 제작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국적인 결과물을 보다 더 쉽고, 좋은 품질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K-AI 영화를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NIA는 AI 기술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AI가 의료, 금융, 교육,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질병 진단, 치료 계획 수립, 신약 개발 등에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금융 분야에서는 자동화된 투자 조언, 위험 관리, 고객 서비스 개선 등에 AI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개인화된 학습 경험과 콘텐츠 추천, 학생 성과 평가 등에 AI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제조업에서는 생산 공정 최적화, 품질 관리, 예측 유지 보수 등의 분야에서 AI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NIA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AI 활용이 이뤄지면서 기존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혁신을 촉진시키고 있다"며 "AI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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