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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넷플릭스 세상 속으로

넷플릭스 품으로 간 웨이브의 '약한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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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과 시즌2 다른 OTT에서 제작하는 이례적 상황
'넷플릭스 쏠림' 심화? 업계선 우려도
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에 국내 OTT 경쟁력 고민해야
한국일보

'약한영웅' 시즌1 스틸컷.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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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개돼 액션 성장 드라마의 가능성을 연 '약한영웅'의 시즌2가 시즌1과 달리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제작된다. 시즌1과 시즌2가 각각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공개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넷플릭스에 치이는 국내 OTT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씁쓸해하고 있다.

제작이 확정된 '약한영웅 Class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지만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등학교로 전학 간 연시은의 이야기다. 친구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쓰던 시은은 더 큰 폭력과 맞서게 된다. 시즌1에 이어 연시은 역은 배우 박지훈이 맡는다. 이 밖에 려운(박후민 역), 최민영(서준태 역), 이민재(고현탁 역) 등도 출연을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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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의 시즌2인 '약한영웅 Class2'가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확정 지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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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건 시즌1이 공개됐던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시즌2 제작을 맡았단 점이다. 지난해 공개된 '약한영웅'은 국내 OTT인 웨이브의 저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기 콘텐츠'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공개 전 신예 감독과 배우들의 호흡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공개 후 반전을 만들어 내 더 화제를 모았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 박지훈, 홍경 등의 열연으로 웨이브 유료 가입자 기여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약한영웅' 시즌2는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의 품으로 가게 됐다. 시즌1의 큰 흥행으로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 상황이라 업계는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웨이브와 제작사는 오랜 시간 시즌2 제작을 두고 협의를 거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한영웅'의 제작사 쇼트케이크는 "촬영을 앞두고 후속 시즌을 위한 협업이 양사(제작사와 웨이브)가 처한 상황에서는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대로 이야기의 끝맺음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다른 방안을 적극 모색했다"고 밝혔다. 이어 "웨이브와 충분한 사전 논의를 나눈 후 넷플릭스와 함께하기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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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Class1'의 장면.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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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런 상황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웨이브의 사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웨이브는 1,217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올 3분기까지 797억 원의 적자도 기록 중인 상황이다. 최근 웨이브는 또 다른 국내 OTT인 티빙과의 합병설이 돌고 있기도 하다.

웨이브의 '킬러콘텐츠'로 꼽혔던 '약한영웅'까지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넷플릭스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와 작가, 감독들마저도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넷플릭스를 선호해 계약조건으로 '넷플릭스 공개'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모든 제작사가 넷플릭스로 달려가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 돼버려 다른 OTT들이 좀 더 힘을 받고 시장 자체가 커지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약한영웅'은 적은 투자비와 신인 배우로 최대 효과를 내며 어떤 의미로 국내 OTT에 어울리는 콘텐츠란 말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넷플릭스로 쏠리게 된 상황"이라면서 "독보적인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OTT의 관건이 된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국내 OTT의 현실을 보여준 셈"이라고 짚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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