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내각도 ‘총선 총력 체제’…민주당 송곳검증 예고
3명은 여성 발탁…청문회 통과 땐 장관 19명 중 5명이 여성
‘중기’에 외교관료 오영주, ‘보훈’에 경영학자 강정애 논란도
‘2기’ 대통령실 비서관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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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단행한 중폭 개각에는 여당뿐 아니라 내각과 대통령실 등 여권 전체가 ‘총선 총력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하는 의미가 담겼다. 출마 예정자들이 대거 빠진 자리를 관료와 전문가 출신들로 채워 2기 내각을 꾸렸다. 여성을 전진 배치하며 다양성을 고려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인사원칙으로 내세운 ‘능력·전문성’에 부합하는 인선인지를 두고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이날 후임 장관을 내정한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국가보훈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6개 부처는 모두 기존 수장들의 총선 출마가 예상된 곳이다. 추경호(기재), 이영(중기), 원희룡(국토), 박민식(보훈) 장관은 정치인 출신으로 일찍부터 총선 출마 의지를 굳혔다. 정통 관료 출신인 조승환(해수), 정황근(농식품) 장관도 각각 부산 중구·영도구와 천안을 출마가 거론된다. ‘총선용 개각’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6개 부처 개각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앙부처 19곳 중 12곳이 초대 장관에서 교체됐다. 순차 개각이 끝나면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체제가 본격 닻을 올리게 된다. 앞서 대통령실도 출마 예정자인 김은혜(홍보), 강승규(시민사회) 전 수석을 포함해 수석급 전원을 교체하면서 2기 진용을 꾸렸다.
윤 대통령이 대대적인 대통령실, 내각 정비에 들어간 데는 이번 총선에 여권 전체가 사활을 걸고 뛰어야 한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 동력이 집약되는 임기 초반 1년6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는 입법을 통한 국정과제 실현에 뚜렷한 한계를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여소야대’ 상황을 총선에서 바꾸지 못하면 국정 동력을 급속히 잃고 조기 레임덕도 가시화할 수 있다.
내정자 면면으로 본 2기 내각의 최대 특징은 관료·전문가 중심 개편이다. 이날 발표된 6명 중 최상목(기재), 박상우(국토), 오영주(중기) 장관 내정자 등 3명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강도형(해수), 송미령(농식품) 장관 내정자는 각각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을 맡은 전문가 출신이고 강정애(보훈) 장관 내정자는 숙명여대 총장을 지낸 경영학자다. 이들이 그대로 임명되면 현 상태에서 19명 중앙부처 장관 중 13명이 관료와 학자 등 전문가로 채워진다.
대통령실은 이를 두고 전문가 위주 기용으로 국정운영에 속도감과 함께 안정성을 꾀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각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장관 내정자 다수 발굴이 꼽힌다. 이날 중기·농식품·보훈부 장관에 여성을 내정하면서 6명 내정자 가운데 절반을 여성이 차지했다. 이들이 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면 여성 장관이 김현숙(여성가족), 한화진(환경) 장관을 더해 총 5명이 된다. 현 정부에서 여성 장관은 3명 수준에 머물러왔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릴 때부터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중심 배치로 비판받아온 만큼 내각의 여성 비중을 끌어올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 같은 지적에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지난해 5월21일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전문성을 두고는 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이 예상된다. 정통 외교관료인 오 내정자에게 중소기업 정책의 주무부처인 중기부를 맡기고, 경영학자인 강 내정자에게 보훈정책을 맡기는 점을 두고 인선 기준에 논란이 일 수 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오 내정자가 경제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제2차관을 맡아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해온 점을 인선 사유로 들었다. 강 내정자를 두고는 6·25 참전용사의 딸로 보훈정책에 관심과 식견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총선 출마자들이 도망친 자리를 채우기 위한 개각이라지만 급하게 자리를 채우려고 후보자의 전문성마저 무시했다”고 했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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